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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삼성전자 이어 네이버까지…액면분할 마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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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곳 중 25곳 액분 후 주가 하락…평균 4.2% 하락

네이버, 액분 발표 후 6.2%↓…실적 전망도 어두워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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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네이버가 올해 연이은 '액면분할의 저주'를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액면분할 발표 후 주가가 맥을 못 추는 데다 실적 전망마저 밝지 않다.

네이버는 액면분할을 앞두고 8일부터 3거래일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신주 상장일은 오는 12일이다. 보통주 1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7일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을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했고,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면분할은 유동성을 늘려 접근성을 높이면서 투자자 유입을 유도한다. 보통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잦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액면분할 후 다시 거래를 시작한 32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변경일-변경일 20일 이후 주가와 비교)은 마이너스(-) 4.2%다. 코스피 종목인 성지건설과 대한방직은 각각 14.1%, 10.9% 하락했다. 조금이라도 주가가 오른 곳은 32곳 중의 7곳에 불과하다. 황제주식도 체면을 구겼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직후 현재 15% 정도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10위인 네이버도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한 지난 7월 26일 이후 주가가 6% 넘게 하락했다. 액면분할 발표 당시 75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5일 70만4000원에서 마감했다. 그간 70만원대가 무너지기도 하는 등 액면분할 약발이 전혀 듣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실적 부진이란 악재까지 만나 네이버는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네이버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 자회사 라인 등의 공격적인 신규 사업 투자로 마케팅 비용 부담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최근 라인을 통해 라인파이낸셜, 라인증권 등을 설립하며 핀테크 사업 확대에 나섰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실적 성장은 당분간 쉽지 않다"며 "액면분할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 주가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300억원~24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의 수익성 하락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보다 규제가 덜한 일본 시장에 올인하고 있는데, 라인 핀테크 서비스의 안착과 성공 여부가 국내에서 성장 동력이 떨어져 가는 네이버의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라인 역시 앞으로 1~2년간 손익분기점 수준의 이익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95만원에서 91만원으로 낮췄다. 새로운 사업의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인 화면 개편으로 트래픽과 광고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며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의 역성장 기조는 지속할 것"이라며 "금융사업은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를 위해 대규모 마케팅 집행과 마진 축소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상당 기간 수익 창출보다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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