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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9·13이후 매수심리 '꽁꽁'…서울 '매수자 우위 시장'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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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우위지수 104.8…"100아래면 매수자가 시장 주도"

"서울 입성 대기수요 여전…정부대책 실행력이 변수"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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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괜찮은 매물 있으면 꼭 전화 달라던 손님도 (매물이 있어) 연락하면 손사래를 치네요. 아직 무주택자나 전세 문의만 조금 있고 투자성 문의는 거의 없어요."(동작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부동산시장의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매수심리 위축으로 1년 이상 매주 상승했던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해 '매수자 우위 시장'이 도래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적정 가격'에 매수하려는 대기수요가 여전히 많아 집값이 크게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104.8로 지난 7월30일(102.6) 수준으로 떨어졌다. 두 달 여 만에 최저치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사이며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매수자가 많다는 뜻이고, 기준 아래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전국 부동산중개업소 30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수치화한 것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9·13 부동산대책 발표 전인 지난달 3일 171.6까지 치솟으며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도자인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가 시장가격이 되고 조급한 매수자는 추격 매수하는 '매도자 우위' 시장의 모습을 보였다.

이후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 9·13 대책과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발표 등을 거치며 매주 하락세를 보였고 최근 7월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현재 추세라면 매수우위지수는 곧 10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올해 조정기였던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100보다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우위지수의 추세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매수자와 매도자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아무래도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아 매수자 우위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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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9.13 부동산 규제와 9·21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 등으로 추석 명절 이후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일대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밀집 상가에 급급매, 급매 등의 매물이 붙어있다. 2018.9.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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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서울 부동산이 매수자 우위로 전환될 수 있을까. 매수자 우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천정부지'로 치닫던 서울의 집값 역시 하락세로 꺾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수자 우위 시장이 언제 도래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머지않아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떨어질 것 같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를 기록했다. 매주 0.5% 안팎으로 상승했던 집값이 매주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세금과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최근 3기 신도시 조성 등 수도권 신규주택 공급계획까지 내놓으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것.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서울 집값이 상승을 이어왔다"며 "가격상승 피로감에 정부 규제까지 이어지면서 매수세가 끊기고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호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시적인 하락 등 조정기는 올 수 있어도 약세를 넘어서는 하락세는 이어지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투자든 실수요든 서울 주요지역으로 입성하려는 대기 수요는 여전해 서울 집값의 하방경직성은 두텁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익명을 원한 한 시장 전문가는 "지난해 8·2 대책 이후에 (서울) 집값이 반짝 떨어졌다 다시 반등한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그때보다 지금이 대출이나 세금 측면에서 더 강화되긴 했으나 시장에 풀려 있는 유동성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장 대기수요를 감안하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으나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며 "적어도 내년까지는 우상향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 발표로) 대기 수요를 지연시킬 수 있으나 관건은 (계획의) 실효성"이라며 "3기 신도시와 서울 공급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결국 (대기 수요가) 다시 서울 주요지역으로 몰려들 수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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