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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단독] 폭스바겐 사태 벌써 마무리?… 한국 총괄 사장 독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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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마커스 헬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그룹 총괄 사장


‘디젤 게이트’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해 2월 부임한 마커스 헬만(사진) 아우디ㆍ폭스바겐코리아 그룹총괄사장이 이달 독일 본사로 자리를 옮긴다. 영업 중단 상태였던 그룹을 이끌면서 지난달 월간 1위 판매 실적을 달성하는 등 한국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섰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은 디젤 게이트 사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는 독일 본사의 태도로 비춰져 국내 소비자를 우롱한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헬만 총괄사장은 폭스바겐 본사 상용차 비즈니스 부문 법무 임원으로 내정됐다. 국내 발령 전 본사 법무팀에서 해외법인 감독을 담당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진해 독일로 돌아가는 셈이다.

헬만 사장은 디젤 이슈를 전담한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1년 8개월여 동안 국내에서 디젤차 재인증 및 신규인증에 주력하며 아우디ㆍ폭스바겐 코리아 그룹의 판매 재개에 힘써왔다.

독일 본사에선 2015년 터진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국내에서 32개 차종에 대해 인증취소 처분을 받아 영업정지 상태에 놓이자, 2012년 12월부터 국내 조직 총괄 사장을 맡았던 요하네스 타머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7월 독일로 소환하는 등 최고위급 책임자들을 잇달아 물갈이 했다.

2인 총괄사장에서 헬만 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된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문제 됐던 인증부문 조직을 전면 강화ㆍ개편해 기술인증준법부로 격상했으며, 배기가스 조작 관련 디젤차에 대한 리콜 승인을 모두 마쳤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A6, A3, 파사트GT, 티구안 등으로 판매 재개에 나선 결과 지난달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월간 판매 1, 2위에 올랐다. 9월 기준 연간 누적 판매량도 각각 1만912대, 1만992대를 기록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본사에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판단해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올해 대대적 할인판매로 실적만 올렸을 뿐, 마무리되지 않은 디젤 게이트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처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4월 디젤게이트 발발 3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전직 임원들은 법정 출석을 피하고 있고 리콜 이행률도 정부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국내 소비자에 대한 차별적인 배상도 해결하지 않아 집단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장을 왜곡해 판매대수만 높였을 뿐,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며 책임지지 않는 자세는 그대로다”며 “소비자 스스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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