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드라이빙 아카데미 개설
경기 용인시에 있는 메르세데스-AMG 브랜드 적용 트랙 ‘AMG스피드웨이’에서 ‘메르세데스-AMG GT S’가 줄지어 달려 나가고 있다. 원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였던 이곳은 5월 세계 최초의 AMG 브랜드 적용 서킷으로 탈바꿈해 다양한 브랜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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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를 ‘컴포트(Comfort)’에서 급격한 가속을 할 수 있는 ‘스포츠+’로 바꾼 뒤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 봤다. 중후한 세단의 겉모습과는 달리 밟는 대로 속도가 올라가며 우렁찬 배기음이 들렸다. 급커브에서 몸이 한쪽으로 쏠릴 때 ‘퍼포먼스 시트’가 몸이 쏠리는 쪽의 옆구리를 감싸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8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메르세데스AMG 전용 서킷 ‘AMG 스피드웨이’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 모델을 직접 운전해 본 느낌이다. 한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라인업인 ‘AMG’와 BMW의 ‘M’에 더해 현대자동차도 고성능 라인업 ‘N’의 체험 기회를 넓힐 계획을 밝히면서 고성능 차량 경쟁의 양상이 ‘브랜드 체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곳에서 AMG 체험 프로그램인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다음 달부터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일반인이 자사 고성능 모델을 체험해 볼 기회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시작은 AMG 스피드웨이에서 하루 동안 AMG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AMG 퍼포먼스’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100만 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AMG 측은 “안전을 위한 비용이 반영됐고, 참가비의 10%는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AMG 퍼포먼스’ 수료자를 대상으로 더 전문적인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AMG 어드밴스드’가 시작된다.
AMG는 고성능차 시장에서도 여성 운전자의 수요가 더 늘 것으로 보고 ‘AMG 포 레이디스’도 준비했다. 60만 원에 약 반나절 동안 여성 운전자만을 위한 운전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AMG를 좋아하는 여성 운전자들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BMW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이미 다양한 M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BMW는 영종도 외에도 국내 주요 서킷에서 ‘BMW M 트랙 데이 코리아’를 매년 진행하며 M 모델의 주행성능을 체험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올해는 국내 대표 자동차 경주인 ‘CJ슈퍼레이스’에 ‘M 클래스’를 신설해 M 차주가 직접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N을 이용해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 힘을 쏟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주 파리모터쇼에서 N의 세 번째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처음 공개하는 등 N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4일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토마스 셰메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은 “이르면 내년 한국에 고성능차(N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드라이빙 아카데미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고성능 차량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고 자사 기술력에 대한 평판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차로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얻은 데이터를 양산차 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다. 마틴 슐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부사장은 “AMG는 N과 집중하는 영역이 다소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판매량 경쟁보다는 독자적 전략을 추구하고 브랜드 경험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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