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 구축함 USS 디케이터가 스프래틀리 군도를 항행했을 당시 중국 군함이 접근해 충돌 직전까지 갔었다고 CNN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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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은 디케이터가 '항행의 자유'를 위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인공섬을 군사기지화했던 게이븐 암초와 존슨 암초에 12해리(약 22km) 가까이 근접 항행했다고 밝혔었다. 이후 미 태평양함대는 USS 디케이터가 작전을 펼쳤을 당시에 중국의 구축함이 근접하는 등 공격적 기동을 펼쳤다고 추가로 밝혔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 함대 대변인은 "USS 디케이터가 남중국해 게이븐 암초 인근을 항행했을 당시에 (중국) 뤼양급 구축함이 위험하고 전문가답지 못한 기동 형태로 접근해왔다"면서 "이 중국군 구축함은 USS 디케이터가 이 수역을 떠나라고 경고하면서 점차 공격적인 기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구축함이 근접함에 따라 45야드(41m)까지 다가와, USS 디케이터는 충돌방지 기동을 해야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직 해군 대령인 칼 슈스터 하와이태평양 대학교수는 "이렇게 근접할 경우 배의 함장은 항로를 변경하는데 몇 초의 시간만 주어진다"면서 "이런 일은 매우 위험한 일로, 함장들은 상대방 배가 1000야드(914m) 안으로 다가서기만 해도 긴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함정이 이처럼 가까이 다가갈 경우 사소한 방향타 조작만으로도 두 배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했음은 양국 사이에 군사적 갈등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CNN방송은 그동안 미 함정 등이 항행의 자유를 들어 이 지역에서 작전을 펼쳤을 때 중국 함정이 다가와도 비교적 안전한 일로 여겨져 왔다고 소개했다. 이번 일을 통해 중국이 미 함정을 대하는 태도가 달려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그동안 스프래틀리 제도 등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암초에 인공섬을 구축하는 등 군사기지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표방하며 이 지역에 군함이나 항공기를 보냈을 때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처럼 거칠게 대응한 건 이례적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미국은 물론 미국 동맹국들과의 군사적 대치가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물론 영국, 일본 역시 남중국해에 군함을 보내는 등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의 호위함 HMS 아가일호는 일본 해상 자위대와 인도양에서 훈련을 마친 뒤 남중국해에 진입해, 중국 해군과 대치했었다. 일본 잠수함 역시 지난달 17일 베트남 항구에 5일간 기항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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