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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버노, 날 겁탈하려고 해···죽을 것 같아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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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발적으로 날 죽일 것 같았다”…‘대법관 미투 폭로자’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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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틴 포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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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캐버노)이 날 침대로 밀치고, 날 겁탈하려 했어요. 그가 우발적으로(accidentally) 날 죽일 것 같아 무서웠어요.”

브렛 캐버노(53)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최초 제기한 크리스틴 포드 미 팰로앨토대 심리학과 교수(51)가 “날 성폭행하려던 사람은 캐버노가 맞다”고 주장했다. 27일 오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두 번째 연방대법관 브렛 캐버노(53)에 대한 미 상원 청문회에서다.

앞서 포드 교수는 고교생 시절인 1982년 고교 시절 한 파티에서 만취한 캐버노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상원들 앞에서 ‘36년 전 그날’을 떠올린 포드 교수는 발언을 이어가며 여러 차례 울먹였다. 하지만 당시 기억을 침착한 목소리로 생생하게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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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포드 미 팰로앨토대 심리학과 교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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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40분 간 진행된 1차 질의에서 포드 교수는 “만취한 캐버노는 고교 파티에서 다른 친구와 함께 2층 침실로 날 밀쳐 넣고 강간하려 했다”며 “소리를 질러 아래층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드 교수는 “브렛은 소리지르는 내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가 날 우발적으로 죽일 것 같아 무서웠다”며 “브렛의 성폭행 시도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캐버노는 친구와 함께 웃으면서 (침실을) 빠져 나갔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미 상원들은 “다른 사람과 브렛을 헷갈린 게 아니냐” “가해자가 캐버노라고 어느 정도나 확신하냐”며 포드 교수의 ‘기억력’을 의심했다. 그때마다 포드 교수는 “100% 확실하다”고 또렷하게 말했다.

특히 이날 포드 교수는 전문성(심리학)을 동원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려고 애썼다. 그는 “뇌의 신경전달물질(노르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은 특정 기억을 해마(인지 기능)에 입력하는 기능을 한다”며 “내 해마에 남겨진 (캐버노와의) ‘특정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포드 교수는 “내 뇌의 해마가 여전히 잊지 못하는 건 캐버노와 친구의 시끄러운 웃음소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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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는 캐버노 성폭력 의혹으로 연기됐다가 27일 재개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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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상원 청문회의 관건은 포드 교수가 상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라며 “특히 몇몇 공화당 상원들은 포드가 (82년 파티 당시) 타인을 캐버노로 오해했거나, 포드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미투 폭로를 한 건 아닌지 의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의도설’과 관련해 포드 교수는 “난 매우 독립적인 사람이며, 누군가의 노리개도 아니다”라며 “난 캐버노의 행동이 내 삶을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사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청문회)에 섰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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