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유남석 헌재소장 "정치적 사법기관 헌재, 흔들림 없는 독립성 확보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유남석 신임 헌법재판소장(61·사법연수원 13기·사진)이 21일 취임하며 헌법재판소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했다.

이날 헌재 대강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유 소장은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재판에 대한 신뢰의 초석임을 잊지 말아야 하고,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사법기관이라 불리는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로 사건 접수부터 결정 선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 그에 관여하는 구성원 모두가 중립성을 유지해 외형적·실질적으로 흔들림 없는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의 기속력(효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소장은 "헌재의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에 효력을 미치지만 강제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힘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헌재의 결정은 설득력이 뒷받침돼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의 설득력은 결론에 이르는 이유의 정당성에서 나오고 이를 위해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객관성과 일관성을 갖춘 논증, 그리고 민주적인 토론이 더욱 장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쌓아온 헌법 원칙과 이론이 소득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기후변화 등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화석처럼 굳어버려 한낱 장식품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며 새 시대상에 맞는 연구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함께 취임한 이석태(65·14기)·이은애(52·19기) 헌법재판관도 다양한 목소리와 가치를 헌재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석태 재판관은 "사안을 판단함에 있어 헌법의 참된 의지가 무엇인지, 시대가 바라는 지향점은 어디에 있는지 늘 고민하고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애 재판관도 "소득 양극화, 성 평등, 난민 문제 등 많은 영역에서 다양한 가치가 극단적으로 표출돼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교집합을 공정한 절차에 따라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명수 대법원장(59·15기)이 지명한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등 도덕성 논란이 제기돼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임명됐다. 2005년 모든 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첫 사례며, 이들은 자격 논란 속에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