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청와대 정문. 2017.06.09.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청와대가 12일 '유연한 소득주도성장'을 언급했다. 최저임금 속도조절 필요성도 인정했다. 두 달 연속 '고용 쇼크'가 국내 경제를 강타한 영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득주도성장의 담론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 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방침"이라며 "청와대에서도 (최저임금의) 속도조절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으며 "당·청과 속도조절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협의해왔고,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최저임금 속도조절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020년까지 1만원' 공약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사과하는 등,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음을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90만7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늘긴 했지만 증가폭은 3000명에 그쳤다. 7월의 전년대비 증가폭은 5000명이었다. 청와대는 침통하면서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7월 통계가 나온 뒤 청와대 내부에서는 8월 고용지표 역시 나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지난달 '5000명' 지표를 받아든 뒤 예상 밖이라며 당혹해 했던 것보다는 차분하다.
기본적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해 'J 커브'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시행이 자리잡기 직전 경기 위축 단계라는 생각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생기는 통증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 쇼크'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 중이라는 판단이다. 청와대에는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에 주목하는 기류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 만이 고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추세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조선업·자동차 등 경기 부진,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무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의 위기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경제팀에게 "고용개선에 직을 걸라"고 했음에도 여전히 경기 회복을 노릴 정도로 상황이 반전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최근에는 청와대 내부에서도 "몇 분기가 지나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초 올 연말이면 지표가 회복될 것으로 봤던 것보다 나빠진 전망이다. 7월 고용쇼크 후 "정책 다양화"였던 청와대의 표현이 이날 "유연하고 탄력적 대처"로 한 발 더 간 건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고용 부진에 대해 "이 요인 때문이다, 저 요인 때문이다 단정적으로 말을 할 수 없다"며 "구조적인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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