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분석을 총괄하는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로제를 비롯한 정책들의 여파가 단기적으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산업 구조조정 역시 고용 부진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앞선 경제동향 보고서에서는 주로 경기 부진과 제조업 구조조정을 고용 참사 원인으로 지목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0만명대에 그쳤던 지난 3·4·6월은 "제조업·건설업 부진으로 인한 고용 둔화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으며, 10만명대가 무너진 5월은 "경기 개선 추세가 더뎌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사실 KDI 경제동향 보고서가 본래 경기 흐름을 살피는 목적으로 작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분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고용지표 역시 경기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쓰이기 때문에 보다 거시적인 경기 흐름과 산업구조 측면에서 고용지표를 해석한 것이다. 그만큼 이달 경제동향에서 취업자 수 통계 자체에 주목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실장은 "지난 7월 워낙 심각한 취업자 수 통계가 나왔고, 이를 근거로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다"며 "취업자 수 통계가 전체 경기 전망에 큰 영향이 없다는 KDI 분석을 보고서에 담는 취지에서 인구구조·경기 상황 이외 요인도 작용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고 전했다.
KDI는 이날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투자 부진을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고용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 증가세가 유지됨에 따라 급격한 경기 하락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앞선 경제동향 보고서들에는 경기 개선·성장세 지속 여부를 주요 관심사로 뒀지만 이달에는 경기 하락 위험을 올해 들어 처음 언급하며 논의 방향을 전환했다. 다만 "수출이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생산 측면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기가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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