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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김성준의시사전망대] "470조 슈퍼예산, 소득주도성장 뒷받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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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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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31일 (금)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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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예산 편성, 19년 만에 증가 폭 가장 커
- 재정 확대해서 소득주도성장 뒷받침하겠다는 의도
- 일자리 예산, 취약계층에 직접 지원·민간 일자리 창출에 사용
-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 질도 낮고 한시적…실효성 의문
- 세수 호황, 2020년에 꺾일 수 있어…우려되는 부분
- 예산 편성, 국회서 걸림돌 될 듯…12월 쪽지 예산 편성 우려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오늘 예산 얘기 좀 하죠. 내년도 예산 계획 발표가 됐는데 470조 원 슈퍼 예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올해 처음으로 400조 원 찍었는데 내년에 470조. 2020년에 가면 500조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우리나라 살림살이 규모가 428조 8천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내년 총지출을 지금 정부가 470조 5천억 원이니까. 올해보다 41조 7천억 원, 증가율로 따지면 9.7%.

▷ 김성준/진행자:

추경을 빼면 한 70조 원 늘어난 것이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맞습니다. 사실 이렇게 거의 두 자릿수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 긴급하게 슈퍼 예산을 책정했던 2009년 당시가 한 10.6%였으니까. 그것을 빼게 되면 실질적으로 1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예산 증가율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때는 정말 막 늘렸죠. 막 늘렸을 뿐만 아니라 늘린 예산 상당 부분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자고 해서 쏟아 붓고 그랬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당시에는 외부적인 쇼크였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가 초래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돈을 푸는 상황이었죠.

▷ 김성준/진행자:

누가 더 많이 푸냐 걱정이었고. 헬리콥터 벤 얘기도 했었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그래서 예산증가폭 9.7%가 사실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감안하게 되면 2.9%, 여기에 물가상승률 1.5% 하면 4.4%가 되거든요. 경상성장률은 4.4%의 두 배 정도로 돈을 더 풀겠다는 건데.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외부 충격은 없지만 일자리 쇼크다, 소득 양극화다, 저성장이 너무 고착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 재정을 확대해서라도 소득 주도 성장의 기조를 뒷받침하겠다는 의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자, 그 중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가장 힘을 주겠다.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도 입장을 밝혔는데. 일자리 예산이. 사실 지난 1년 사이에도 일자리 예산 많이 투입해서 일자리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만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못했잖아요. 그러면 이번에는 무언가 돈을 많이 붓는 것 외에 정말 성공적일 수 있는 계획은 있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딱히 예산을 푸는 것 외에 그렇게 뾰족한 방법은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또 그냥 밑 빠진 독이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아마 오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의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났거든요. 사실 김광두 부의장은 지난 4월부터 시그널을 줬어요. 소득 주도 성장의 속도조절론을 제일 먼저 제기했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제이노믹스의 기초를 다진 분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갈 수 없거든요. 보완 정도로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어쨌든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 무엇이냐. 바로 일자리입니다. 이미 예고를 했죠. 일자리 예산 많이 늘리겠다. 역대 최대 규모로. 모든 가용한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고 했는데. 올해보다 22%가 늘어납니다. 23조 5천억 원. 그러면 일자리를 포함한 복지 예산 비중이 162조 원이에요. 그러니까 전체 예산의 35%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복지 예산 100조 원 넘었다고 할 때가 엊그제인데 162조 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그래서 그러면 일자리 예산 어떻게 쓰이느냐. 주로 직접적으로 일자리 만드는 것들, 주로 소외된 노인이라든가 여성, 장애인과 같은 고용취약계층과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돈을 지원하는 게 있고요. 그리고 청년과 신중년이라고 해서 민간 일자리 창출에도 지원이 되는데. 예를 들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는데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명목으로. 또 청년을 정규직으로 고용한 중소기업에게 주는 장려금. 이런 것을 두 배 정도로 더 늘리겠다. 그리고 야당이 가장 반대하고 있는 것도 있어요.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는 공무원 증원. 이것도 경찰이나 집배원 등으로 36,000명 정도 내년 더 뽑겠다는 계획이 정부의 안이기 때문에. 물론 이것은 바뀔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진짜 계속 걱정인 거예요. 지난 2년 동안 50조 원을 쏟아 부었다는 건데. 일자리에 대해서. 그런데 일자리 사정, 고용지표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이고. 사실 공무원 늘리는 것도 한 편으로 볼 때는 경찰, 소방관, 복지 전문 공무원. 이런 분들 많이 늘려야 되는 것은 현실이거든요. 그래야 치안이라든지 국민의 안전, 복지라든지 이런 것들이 잘 관리가 되기는 하지만. 공무원 늘릴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앞으로 정말 큰 정부가 됐을 때 생길 수 있는 예산 부담. 이런 것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는 것이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거죠. 기형적으로 이 4년 동안만 배가 볼록해지는 형태죠. 그리고 그 이후에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돈이 계속 투자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문제는 실효성입니다. 지금 정부가 늘상 얘기하고 있는 것. 우리 경제가 고용창출력이 급격히 약화된 이유가 무엇이냐. 정부는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급속한 고령화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고 있는데. 앞서 말씀하셨습니다만 지난해, 올해 5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고요. 그리고 올해 일자리 예산 가운데 대폭 확대는 했는데, 예산은 받아놨는데 아직 사용하지 못 한, 절반도 못 쓴 돈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중소기업들, 특히나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이라는 게 있는데. 이것은 해놓고도 지금 절반 이상, 중소기업이 청년을 고용하면 연간 900만 원까지 3년 동안 지급함에도 불구하고. 이게 4대 보험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꺼리고 있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라는 게 질도 좋지 않고 한시적이다.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그래서 일자리라는 게 민간 기업이 만들어야 하고, 특히 중소기업이 주도해야 하는데. 정말 계속해서 일자리 부분에 대해서 재정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민간 투자가 자극이 되겠느냐. 오히려 공공 부분에 치중한 결과가 계속해서 나오지 않겠냐는 우려는 남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제가 경제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그냥 일반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것도, 또 취재 과정에서 저희가 경험한 것도 그렇습니다만.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경우에요. 그 때 돈을 쏟아 부은 것은 유동성 위기가 생기니까, 돈이 모자라니까 돈으로 대응한 것이고. 지금은 정부도 사실은 구조적인 위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구조적인 위기를 돈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구조 변화로 막아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그러니까 전문가들의 지적은 지금은 정부의 정책적인 변화에 따른 고용 문제로 연결된 것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 IMF라든가, 글로벌 금융위기는 정말 외풍, 쇼크가 있었던 건데. 이건 내부 정책상의 문제로 나타나는 문제라는 것을 정부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않고 있을까요, 않는데 구조적인 변화는 시간이 걸리고 표에 도움이 안 되니까 일단 급한 대로 돈을 쏟아 붓자는 것 아닐까요. 혹시.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그럴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고요.

▷ 김성준/진행자:

정부야 머리 좋은 사람들 그렇게 많은데 그것을 모르겠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지금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이게 제조업이든 아니면 인구적인 문제든 이것은 또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제 단기간 내 승부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하려면 시간을 달라는 얘기이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1년 정도 참았는데. 참았는데 계속해서 기다려 달라, 연말이면 나온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2년차, 3년차에 가서는 그런 강도, 국민들이 기대하는 강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죠. 그러면 재정이 아니라고 하면 또 다른 방법, 그리고 과연 우리가 진단하고 있는 게 맞나. 이 부분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은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지갑이 비었으면 지갑에 돈을 넣어주면 되는데. 이것은 그게 아니라 지갑이 찢어져서 돈이 자꾸 새나가는데 계속 돈만 넣어주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지갑을 꿰매서 튼튼한 지갑으로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보는데. 또 걱정은 이 슈퍼 예산을 책정하면. 슈퍼 예산이야말로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 세금 내라고 해서 막을 것 아니에요. 그러면 또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안 좋은데 세금 더 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안 할 수가 없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정부가 이처럼 금융위기 수준으로 역대급 예산을 쏟아 부을 수 있었던 게 다행히 세수가 잘 걷히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추가로 더 걷힌 게 20조 원이 넘고요. 올 상반기만 19조 원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내년 지출은 470조 원이지만 총수입은 481조 원이거든요. 올해보다 34조 원, 증가율로 보면 7.6% 늘어날 것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정부는 지금 보면 앞으로 5년 동안 계속해서 세수가 좋지 않겠느냐. 한 60조 원 정도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번에 돈 씀씀이를 좀 늘인다 하더라도 국가 GDP 대비 정부의 부채는 40% 내외에서 재정건전성 관리가 가능하다는 건데. 문제는 예산 증가율이 성장률의 두 배 이상 빠르다 보니까. 또 지금 복지 예산 비중이 앞서 35%라고 했는데, 이것은 하방경직성이 강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복지 예산은 줄이려야 줄일 수가 없죠. 돈 안 들어온다고 줄일 수가 없으니까. 만약 몇 년 지난 다음에 세수가 줄어든 시점에서 죄송하지만 세수가 줄었으니까 복지 좀 줄이겠습니다. 이게 안 되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그러다 보니까 당장 내년은 재정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과연 그 이후에, 세수라는 것은 굉장히 경기에 민감한데. 그것을 누가 장담하겠느냐. 특히 일부에서는 세수 호황이 2020년에 꺾일 수 있다. 이런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재정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는 데에는 순식간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이 예산은 국회 통과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 같습니까? 야당 입장에서도 사실은 예산을 많이 편성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은 이해할 텐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하고 있지만 지금 반대하고 있는 게. 자유한국당의 경우에는 이게 소득 주도 성장이 아니라 세금 중독 성장이라면서. 일자리 예산 특별감사 해서라도 한 놈만 집중적으로 파겠다. 이렇게 벼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팽팽한 기싸움이 되다보면 사실은 그나마 정부의 예산이 지출되면 법정시한이 있거든요. 지금 선진화법에 따라서 회계연도 30일 이전, 12월 2일이 디데이예요. 그 디데이까지는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막판에 가면 쪽지 예산이 왔다 갔다 해요.

▷ 김성준/진행자:

또 그러겠죠. 그러면 절대 안 되죠. 어쨌든 일자리 예산 잘 쓰는지는 야당도 감시를 잘 해야 되고, 정부도 현명한 방법을 잘 찾아야 됩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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