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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의 소송에 국내 여성단체들이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고은 시인의 소송이 피해자를 공격하고 자신의 위법행위를 덮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고은 시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시를 한 문학지에 싣고 국내 문단 내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습니다.
침묵하던 고은 시인은 지난달 최영미 시인과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박진성 시인에 대해 1천만 원씩, 그리고 해당 내용을 보도한 신문사에 20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을 앞두고 최영미 시인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여성단체 대표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내가 증거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최영미 시인은 "이번 재판에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영미/시인 :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민족문학의 수장이라는 후광이 그의 오래된 범죄행위를 가려왔습니다.]
여성단체 대표들도 "더 이상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역고소 등을 두고 보지 않겠다"며 공동 대응을 다짐했습니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장 : (고은 시인은)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와 함께 하루속히 이 소송을 철회하십시오.]
양측이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사건 첫 재판은 오는 31일 열릴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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