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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인태연 靑자영업비서관 “자영업 위기, 최저임금보다 대기업 진입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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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데일리 등 경제지와 공동인터뷰…자영업 위기 근본 원인 설명

“유통대기업 지나친 시장진입으로 위기 턱밑..최저임금 영향은 낮아”

“국회가 나서서 중소자영업자 보호 입법 내놔야”

차등임금 놓고는 “자영업자·노동계 만나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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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가 위기의 수면이라는 말을 가끔 씁니다. 유통대기업들의 지나친 시장진입, 그래서 독점화되는 경향. 이게 장사가 안되는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죠. 이게 위기가 턱밑까지 와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은 딱 요만큼밖에 (영향이) 안 되는데도 큰 위협감이 되는 거죠.”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은 영세자영업자들의 위기 해소를 위해 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지운다는 세간에 지적에 대해 그보다는 자영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입법이 우선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인 비서관은 23일 이데일리를 포함한 경제지와의 공동 간담회에서 “턱밑(까지 위기가 된) 구조를 확 낮춰줘야, 자영업자가 살만해야 (최저임금이) 몇백원, 1000원 올라도 부담이 확 줄어든다”며 “이 부분을 놔둔 상태에서 최저임금 싸움만하다보면 그 기간 동안 자영업자가 죽던지, 노동자 헤매던지 이 싸움 벗어나질 못한다”고 힘줘 말했다.

◇“자영업, 독자적 산업 정책 영역으로 다룰 문제”

그간 자영업자 문제는 우리 경제에서 주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노사간의 다툼, 이에 대한 정부의 개입 등은 역사가 깊지만 자영업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인 비서관은 “정부와 사회, 언론, 정치권이 이걸 진짜 사회문제라 인식한 시점은 2010년이 넘어서”라며 “결정타가 2013년 남양유업 사태로 갑을문제가 불거졌다. 진짜 사회적 문제가 된 지는 4~5년밖에 안됐다”고 설명했다.

인 비서관은 30년간 인천 부평에서 자영업을 해오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신설된 자영업비서관 자리를 맡았다. 고용자와 노동자의 성격을 두루 지닌 자영업자 문제에 정치권이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인 비서관은 “자영업자 문제가 노동과 자본의 문제에서 파생된 부분으로 다룰 게 아니라 독자적 산업 정책 영역으로 다뤄야할 문제라는 인식을 이제 가진 것”이라며 “결과물이 죄송하지만 바로 저”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인 비서관은 유통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양산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동네에서 슈퍼마켓을 하면 아들 셋 정도는 장가 보내고 대학도 보내고 했는데 최근에는 그분들이 무너져서 (대형유통망) 비정규직 근로자로 빠졌다”며 “자영업 시장에서 중산층으로 살다가 몰락해서 힘든 노동자로 간 게 태반”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만 너무 지나치게 유통대기업에 규제가 없다”라며 “그나마 10년전에 (대형마트는) 1km 안에 (전통시장이 있을 때) 협의되지 않으면 못 들어온다는 조항을 안 만들었으면 자영업자들은 다 무너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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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비서관은 “구조적으로 자영업자 이윤률 상승, 자영업시장 보호 등을 빨리 해줘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국회가 나서라고 얘기했는데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중소자영업자 보호입법이나 대기업과 자영업자간 공정화 법률을 빨리 통과시켜줘야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차등지급? 자영업·노동자·대기업 만나 논의”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부분이 최저임금이다. 자영업자들의 이윤률이 낮아지는데 정부가 최저임금을 공격적으로 높이면서 자영업자들의 볼멘 목소리가 불거졌다. 이를 중재하는 안으로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인 비서관은 당장의 대책보다는 자영업자와 노동자, 대기업 등을 만나 근본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일단 자영업자 먼저 만나서 모임을 가지려 한다. 노동자들하고도 만나서 최저임금 부분에 있어 이야기를 나누고 대기업도 만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이나 차등적용 문제 저변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왜 장사가 안 되느냐 이게 제일 근본적 문제인데 이걸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할 때 2020년을 했었는데 2020년 안에 되기 힘들다라는 얘기도 했다. 그것과도 연동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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