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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소득주도성장의 ‘민낯’… 양극화 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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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분기 가계소득동향’ / 1분위 가구 취업자 수 감소 직격탄 / 월소득 132만… 작년보다 7.6% 급락 / 5분위 소득은 10.3%↑… 780만원 차

세계일보

우리 국민의 소득 격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올 2분기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23으로 크게 치솟은 것이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최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소득을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8년 2분기에 5.24였다. 소득 양극화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심화됐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래 취지와는 정반대의 효과를 낸 셈이다. 앞서 올해 7월 고용동향 통계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쳐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이후 8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소득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 월평균 소득은 132만49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1분위 소득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0% 급락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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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위 가구의 소득 감소는 취업자 수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2분기 0.83명이던 1분위 가구 취업자 수는 올해에는 0.68명으로 18% 감소했다. 이로 인해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5.9% 감소하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근로소득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지만, 지난 1분기 13.3% 크게 감소한 이후 2분기에 감소폭을 키웠다.

차상위 계층에 해당하는 2분위(소득 하위 20∼40%) 가구의 2분기 월평균 소득 역시 1년 전보다 2.1% 줄어든 280만200원에 그쳤다. 3분위(소득 하위 40∼60%)의 소득도 394만2300원으로, 전년보다 0.1% 줄었다.

반면 5분위(소득 최상위 20%) 소득은 1년 전보다 10.3% 증가한 913만4900원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4분위(소득 상위 20∼40%) 가구 소득도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충격으로 인한 저소득층 소득 감소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머무는 현실을 볼 때 하반기에는 저소득층의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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