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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소득격차 왜 커졌나…'고령화·업황부진' vs '최저임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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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령화와 고용부진으로 1분위 무직자 증가"

전문가 "인구구조와 무관…경직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소득주도성장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가 두 분기 연속 소득 격차 악화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는 인구 고령화와 업황 부진으로 소득 격차가 확대됐다고 판단했지만,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연합뉴스

빈부격차 (PG)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소득 상위 20%(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소득 하위 20%(1분위)의 5.23배였다.

1년 전 4.73배와 비교하면 0.5포인트나 높아졌다. 1분위 소득은 감소하고 반대로 5분위 소득은 증가하며 2분기 기준으로는 2008년(5.24배) 후 소득 격차가 가장 커졌다.

올해 1분기 이 배율은 5.95배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 건 정부로서는 두 분기 연속으로 뼈아픈 결과를 마주한 셈이다.

정부는 1분위 소득 감소의 원인으로 일단 고령화를 꼽았다.

일하는 이가 적고 소득도 낮은 고령층 가구가 1분위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보다 더 커졌다는 것이다.

1분위 내 70대 이상 가구주의 비중은 작년 2분기 35.5%였지만 올해 2분기 41.2%로 5.7%포인트 늘어났다.

고용부진도 1분위 소득 악화 요인으로 정부는 꼽았다.

1분위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고용이 축소됐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줄었다.

이 계층 일자리는 올해 2분기 1년 전보다 18만개 줄었다. 작년 2분기에 2만5천개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다.

아울러 건설투자 둔화에 따른 건설 일용직 취업자 감소도 1분위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반면 5분위는 임금 상승 폭이 확대되고 고용증가로 소득이 늘며 격차를 벌렸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기준 평균 임금 상승률은 작년 4∼5월 3.8%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은 4.4%로 더 높아졌다.

상용직 취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40만9천명, 2분기는 33만5천명 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분위별 가구원 수 차이도 소득분위별 가계소득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가구당 취업인원수는 1분위는 18.0%, 2분위는 4.7%, 3분위는 2.1% 각각 감소한 반면에 4분위는 2.5%, 5분위는 5.0% 증가했다. 한 가구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소득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확충을 통해 소득분배 개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규제개혁, 미래성장동력 투자 등 혁신성장 가속화로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높이겠다"며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대책,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등 주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분석만으로는 소득분배 악화를 전부 설명할 수 없어 진단도 올바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시행이 1분위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정책 의도와는 다르게 소득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타격이 커지고 있으며, 연령·인구 구조와는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상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노동시장 상황을 보면 지표를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의 전면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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