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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북 “종전선언은 한갓 정치적 선언에 불과” 첫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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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의지의 표현’ 강조

미국의 적극적인 호응 유도

과도한 비핵화 조치 요구 차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북·미 간 최대 현안인 종전선언에 대해 “한갓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이라고 표현한 것은 처음이다. 이달 내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등 북·미 고위급 접촉 재개를 앞두고, 종전선언 의미를 낮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응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신문은 18일 개인 필명의 논평을 통해 “반대파들이 득세하여 대통령이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도 외면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한갓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마저 채택 못하게 방해하는데 우리가 무슨 믿음과 담보로 조미관계의 전도를 낙관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신뢰 조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종전선언의 무게감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이 법적 조치를 수반하지 않는 ‘정치적 의지의 표현’임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호응을 이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종전선언 대가로 과도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한정해 위상을 낮추면 이에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은 “반대파들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그리고 보좌관들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기의 결단과 의지대로 행동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선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어리석은 주장들을 단호히 쳐갈기라”고 촉구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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