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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한 마리 3만원…폭염에 ‘귀한 몸’ 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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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낙지가 없어서 주문도 받지 못합니다.” 세발낙지로 유명한 전남 무안군에서 낙지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ㄱ씨는 “지난달 20일 금어기가 끝났지만 폭염으로 갯벌 낙지 생산량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남 서남해안의 갯벌 낙지가 ‘금값’이다. 19일 목포수협 위판장에 따르면 이날 거래된 대낙지 1마리 가격은 3만3000원을 기록했다. 중낙지는 마리당 1만5000∼2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낙지는 1㎏이 되는 마리 수에 따라 ‘대낙지(3마리 이하)’, ‘중낙지(4∼5마리)’ 등으로 분류된다. 목포수협 위판장에서 낙지 가격이 마리당 3만원을 넘은 것은 최근 수년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엔 마리당 1만원 안팎이었다.

낙지 값 폭등은 폭염 때문이다. 이날 목포수협에서 위판 된 낙지는 모두 350마리에 불과했다. 지난주에는 하루 평균 150마리 정도가 위판 됐다. 무안과 신안의 갯벌에서 어민들이 직접 손으로 잡는 낙지는 올해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연안 수온이 낙지의 생존 한계 수온(17∼18도)보다 10도 정도 높아 낙지들이 살아남기 위해 펄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 고령의 어민들이 그늘 한 점 없는 갯벌에 나가 펄 속 깊이 숨은 낙지를 잡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목포수협 관계자는 “예년에는 갯벌을 5∼10㎝만 파도 낙지를 잡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1m는 파야 할 정도”라며 “높은 가격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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