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해안의 갯벌 낙지가 ‘금값’이다. 19일 목포수협 위판장에 따르면 이날 거래된 대낙지 1마리 가격은 3만3000원을 기록했다. 중낙지는 마리당 1만5000∼2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낙지는 1㎏이 되는 마리 수에 따라 ‘대낙지(3마리 이하)’, ‘중낙지(4∼5마리)’ 등으로 분류된다. 목포수협 위판장에서 낙지 가격이 마리당 3만원을 넘은 것은 최근 수년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엔 마리당 1만원 안팎이었다.
낙지 값 폭등은 폭염 때문이다. 이날 목포수협에서 위판 된 낙지는 모두 350마리에 불과했다. 지난주에는 하루 평균 150마리 정도가 위판 됐다. 무안과 신안의 갯벌에서 어민들이 직접 손으로 잡는 낙지는 올해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연안 수온이 낙지의 생존 한계 수온(17∼18도)보다 10도 정도 높아 낙지들이 살아남기 위해 펄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 고령의 어민들이 그늘 한 점 없는 갯벌에 나가 펄 속 깊이 숨은 낙지를 잡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목포수협 관계자는 “예년에는 갯벌을 5∼10㎝만 파도 낙지를 잡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1m는 파야 할 정도”라며 “높은 가격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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