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30 (월)

박원순 강북플랜…"공공기관 이전·경전철 조기착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한 달간의 `옥탑방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동을 떠나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달간의 강북구 옥탑방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놓은 해법은 강북 우선 투자였다. 박 시장은 19일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제 부모님은 농부 출신이었지만 저는 변호사가 되고 서울시장이 됐는데, 지금 서울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부의 세습은 용납할 수 없으며,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강북 집중 투자를 천명했다. 박 시장은 "강남이 발전한 이유는 정부가 1970년대 강남에 교통, 도시계획, 주거, 학군을 집중 투자하고 강북 개발은 억제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해서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앞으로 평평하게 하기 위해 기존 획일적·기계적 재정 배부에서 벗어나 강북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 발전 예산은 서울 전체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해 1조원 규모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들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교통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주거환경 개선 △지역경제 자생력 강화 △교육·문화·돌봄시설 확충 △공공기관의 전략적 이전 △재정투자 패러다임 전환 등 6대 분야에서 '균형 회복을 위한 불균형 전략'을 가동할 계획이다.

매일경제

우선 지지부진했던 비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은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시 재정을 적극 투입해 박 시장 3선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전에 조기 착공하기로 했다. 대상은 민자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면목선, 우이신설선 연장선, 목동선, 난곡선이다.

오르막과 구릉지가 많은 강북 특성에 맞춰 경사형 모노레일을 2020년까지 5개 권역에 각각 1개소, 자치구별로 1개소 이상 설치한다. 만성적인 주차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차량인 '나눔카' 우선주차구역 설치를 공영주차장과 공공시설에 의무화한다. 비강남권 공영주차장을 늘리기 위해 총 사업비 20억원 이상의 주차장 건설에는 시 보조금을 추가 지원해 2022년까지 90개소를 추가 조성한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강북 내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창업공간, 청년 주택,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한다. 내년에 400가구를 우선 매입하고 2022년까지 빈집 1000가구를 사들여 청년·신혼주택 4000가구를 공급한다.

낡은 주택을 고쳐 쓰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집수리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가꿈주택' 보조금은 최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두 배 늘린다. 2022년까지 총 2000가구를 지원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밀린 전통시장·소상점가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역 선순환 경제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시에서 도시 재생·집수리 사업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데 돈이 돌아가는 건 큰 건설회사 등 외부 업체들인 게 문제"라며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게 아니라 동네 주민이 주체가 돼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이익이 다시 지역으로 유입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전통시장 중심의 공공 지원을 소상점가까지 확대한다. 상업지역도 2019년부터 비강남권 위주로 지정하기로 했다.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영·유아 열린 육아방(373개), 국공립어린이집(468개), 우리동네 키움센터(357개) 등 서울에 새로 짓는 돌봄시설 중 90% 이상을 비강남권에 배치한다. 강북권 어린이전문병원도 신설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고려대, 중앙대, 세종대, 광운대 등 4개 대학과 강북 내 고등학교들을 연계해 다양한 교육·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내년부터 매년 30개 학교에 스마트패드, 3D 프린터 등을 지원해 정보기술(IT) 기반 학습환경을 만들고 체육관이 없는 서울 동북권 29개 학교에 2022년까지 체육관을 짓는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강북 이전도 추진한다. 박 시장은 "강남에 본사가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서울연구원, 서울특별시인재개발원 등 일부 공공기관을 강북으로 옮기기 위한 특별팀을 이미 꾸렸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에 이전 대상 기관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북 우선 투자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1조원 규모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만들어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 초과이익 환수금도 균형발전재원으로 사용한다. 박 시장은 이날 발표한 강남·강북 균형 발전을 위한 주요 사업을 자신의 임기 내인 2022년 이전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