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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내년이 더 보릿고갠데…투자 압박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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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참사 매경 10대 제언 ◆

"일자리를 늘리고 싶지만… 내년 업황이 올해보다 더 '보릿고개' 상황입니다."

19일 주요 그룹들은 긴급 당·정·청 회의 결과를 주시하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일자리 확대 방안을 둘러싸고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자동차·SK·LG·한화 등 정부에 대규모 투자·일자리 확대 방안을 내놓은 그룹들 사이에서는 "당장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일자리 확대 계획을 내놓지 않은 그룹들은 "예년 수준으로 채용하는 것조차 사실상 확대에 해당할 만큼 업황이 좋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일단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만나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일자리 확대 방안을 내놓은 그룹들 계획을 종합해 보면 3~5년간 투자 330조원과 일자리 창출 18만6000개가 기대된다.

문제는 이 같은 투자·일자리 계획이 향후 업황 조정 가능성과 국내외 정책환경 변수에 따라 다양하게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19조원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LG그룹만 해도 올해 상반기 주력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5년간 투자 23조원과 일자리 창출 4만5000개를 약속한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조만간 발표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에 따라 북미시장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급변하는 업황 조정과 미·중 무역전쟁 등 통상정책 변수로 인해 예기치 못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냥 대기업이 나서서 '고용쇼크' 총대를 메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총수 부재와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 조사로 내년 사업계획은 물론 하반기 계획조차 잡지 못하는 그룹도 수두룩하다. 재계 순위 5위로 서비스 업종에서 상당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롯데그룹은 총수 부재 등 경영 불확실성에 휩싸여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일자리·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경영 스톱 상태에 빠진 한진·금호아시아나그룹은 총수 일가와 관련된 각종 사정기관 리스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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