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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독일서 만난 메르켈·푸틴, 경협으로 '거리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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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를린 외곽의 메제베르크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크림반도 사태, 시리아 재건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간 가운데 두 정상은 양국 간 천연가스관 사업 등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미국의 반대에 맞서 실용 노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도이체벨레·타스통신 등 양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는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천연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두 정상은 이 사업이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반대하는 미국 등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며 이 사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메르켈 총리도 회담에 앞서 “노르트스트림-2가 나와도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의 가스 수송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를 안심시켰다. 우크라이나는 이 사업이 자국 내 기존 천연가스관 이용에 따른 수익을 줄이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또한 “노르트스트림-2는 경제 프로젝트일 뿐이며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한 지속적인 러시아 가스의 수송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 밖에 크림반도 사태와 시리아 재건, 이란 핵합의 등 현안을 고루 논의했다.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인도적 해결과 이란 핵합의 유지에 대한 지지, 유엔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배치 등에 의견을 모았다.

독일과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공통합의문을 채택하진 못했다. 수년간 이어진 긴장을 한 번에 누그러뜨리긴 어려웠다. 그러나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실용적인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의 외교 전문 싱크탱크 독일외교협회의 슈테판 마이스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정책은 이러한 화해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며 “이번 회담은 실무단계에서 독·러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병합해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고조된 이후 두 정상이 독일에서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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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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