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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신한금융지주, ING생명 인수협상 결실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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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 협상을 공식화하면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ING생명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M&A를 위한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측간 가격차를 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조4000억원을 원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2조1000억원 이상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가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점을 볼 때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분기 양측이 1차 테이블을 차렸을 당시 거의 1조원 차이가 났었다. 엄청난 가격차로 '딜'이 불가능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신한금융지주와 MBK가 2조1000억~2조4000억원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비공식적으로 나선 지가 9개월이 넘는다. ING생명 재무상황과 내부 사정을 알만큼 안다는 얘기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결심만 서면 당장이라도 사인할 수 있다.

이와관련, 지난 14일 조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ING생명 인수협상을 공개하면서 "가격 이슈가 가장 크리티컬하다"며 "디테일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최종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는 ING생명에 대한 가치 평가를 높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 이후 쏟아부어야 할 자금이 막대한 탓이다. 오는 2021년 도입되는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쌓아도 쌓아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자본 확충이 부담스럽다. KB금융지주 등 M&A 예비 매수자로 꼽혔던 금융지주사가 모두 발을 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여기에 신한금융지주사가 완전한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한 뒤 나머지 지분도 매입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ING생명 주가 하락세로 증시에서 나머지 지분을 싸게 살 수도 있지만, 최종 자회사 편입까지 4조원 가까이 들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5년 전인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것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이다.

현재 매물로 거론된 다른 생보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IFRS17과 K-ICS 시행에 따른 자본 확충 리스크 요인 등 미래 부담 요인으로 매력도가 떨어졌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자본을 더 쌓아야 할지도 추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리딩뱅크 경쟁을 위해 생보사 M&A에 나서기 보다는 자본확충 이슈가 마무리 된 다음 매물을 찾아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IFRS17 시행 이후가 아니더라도 자본확충 부담에 매수자 절대 우위의 상황인데 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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