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김 지사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다음날 새벽 "공모관계의 성립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다 풀려난 뒤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의 영장 기각은 주요 관련자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김 지사의 범죄 혐의가 제대로 소명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12월 초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김씨 일당이 수만 개 기사에 달린 댓글 백만여 건을 조작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김씨 사무실인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을 본 뒤 사실상 댓글 조작을 허락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는 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앞서 특검팀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진술 외에도 김 지사가 느릅나무출판사에 머무르던 시간에 경공모 회원들의 네이버 계정이 로그인·로그아웃을 반복한 기록 등을 물증으로 확보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오는 25일 수사기간 종료를 앞두고 김 지사를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간 동안 김 지사의 새로운 범죄 혐의나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속 수사는 검찰이 이어갈 전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사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보강수사를 할 예정으로, 이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게 아니라 법원이 '다툼이 있다'고 한 부분을 보강해 재판에 넘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송인배 대통령 정무비서관(50)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기간 종료 이후 검찰에 인계할 방침이다. 그는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으로부터 5년간 급여 명목으로 약 3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송 비서관의 실제 근무 여부가 수사와 형사처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그너스 측이 제출했다는 급여 내역 등을 제외하고는 송 비서관이 실제 근무했다는 주장의 근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사카 총영사 청탁'과 관련해 도두형 변호사(61)를 면담한 백원우 대통령 민정비서관(52)에 대해선 수사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일 특검팀은 백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도 변호사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김씨의 댓글 조작 행위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부장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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