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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기대감이 없다”…저점만 경신하는 은행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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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불구 주가 흐름 부진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대출성장 기대감 낮아

신용대출 부실화 우려 제기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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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은행주(株)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냈음에도 주가는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등 정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출성장 기대감이 낮아진데다, 가계 신용대출 부실화 우려 등이 주가 상승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 지표들이 좋지 않으면서 금리인상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한 몫했다는 설명이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은행 대장주인 KB금융(105560)은 지난 17일 5만1300원에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초 고점(6만9200원) 대비 2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16일에는 장중 4만94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저점(4만935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신한지주(055550)는 같은 날 4만12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하나금융지주(086790)와 기업은행(024110), BNK금융지주(138930) 등의 지방금융지주 역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적은 좋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오히려 웃도는 실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역시 9380억원 순이익을 내며 시장 전망치인 8000억원 후반대를 넘어섰다.

먼저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펼치며 대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예열 코레이트자산운용 본부장은 “은행의 주 수익구조가 예대마진인데 경기 사이클과 정부 정책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보니 대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계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주가가 나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이 같은 실적의 원천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부동산 상승 과정에서 생긴 신용버블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신용대출 2등급 이상 비중이 전체 경제활동의 7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 연구원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거나 자산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될 경우 가계 부채 부실화는 시스템 위기로 전이 될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손실을 미뤄 위험을 계속 키울지 은행 경영진의 향후 대응과 정부의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금리 인상 기대감이 꺾인 것도 은행주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수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좋지 않으면서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달리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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