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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얼어붙은 일자리] 장기실업자 18년만에 최다…구직단념 50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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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기준…일·구직활동 안하고 '그냥' 쉬는 사람들 186만명

연합뉴스

책상에 앉은 관료가 보지 못한 어두운 한국경제.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실업자가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장기 실업자와 구직 단념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하는 등 고용 시장의 구조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올해 1∼7월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 실업자'는 월평균 14만4천 명이었다.

1∼7월 장기 실업자 월평균은 2000년에 14만5천 명을 기록한 후 올해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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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실업자 규모로 보면 외환위기 시절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셈이다.

1∼7월 기준 장기 실업자 수는 2013년에 6만3천 명에서 올해까지 5년 연속 증가했다. 2014년 6만4천 명, 2015년 8만8천 명, 2016년 11만7천 명, 2017년 13만4천 명을 기록했다.

고용 상황은 월이나 계절에 따라 변동성이 있으므로 통상 같은 시기를 비교해 추이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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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실업자 증가는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고용 시장의 구조 악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장기 실업자가 늘면 시차를 두고 구직 단념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구직 활동에 지쳐 결국에는 취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구직 단념자는 월평균 50만7천 명이었다.

구직 단념자는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1∼7월 기준으로는 올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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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고용 상황 악화가 연쇄 효과를 일으킨 결과 장기 실업자나 구직 단념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파급 효과가 큰 제조업 상황이 악화하면서 도소매업이나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 관련 산업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으니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고 이들이 구직 단념자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업 급여 지급 기간 연장 등 제도적인 변화도 장기실업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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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쉬는 이들도 기록적으로 늘었다.

올해 1∼7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은 월 평균 185만8천이었다.

통계청이 관련 자료를 집계·공표하는 2003년 이후 1∼7월 기준으로는 쉬었음에 해당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가장 많았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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