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science fiction)? SF(social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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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에서 토니 스타크는 아크 원자로를 가슴에 달고 아이언맨이 된다. [영화 아이언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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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9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겐 자율주행차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과학기술은 퓨처라마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발전했죠. 이처럼 인간의 역사에서 과거의 상상이 오늘의 현실이 된 것은 늘상 있는 일입니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지구 밖까지 펼쳐졌고, 생명공학의 발달로 백세인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상상했던 많은 것들이 조만간 실생활에서 쓰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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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였던 '퓨처라마 프로젝트'. [robbyofearth.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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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혁명’은 SF적 상상력이 실제 과학기술과 인간문명의 발전을 이끈다는 측면에서 『SF(science fiction)? SF(social fiction)!』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소통하는 과학자’로 유명한 김상욱 경희대 교수(물리학)와 함께 SF 영화와 소설에 나온 이야기들이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살펴보고 실제 과학이론과의 연관성은 어떤지 따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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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였던 '퓨처라마 프로젝트'. [robbyofearth.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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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에 담긴 과학 이론
①아이언맨의 심장 ‘아크 원자로’(핵융합·분열)
②닥터 스트레인지의 시간여행(상대성이론)
③벽을 통과하는 ‘고스트’(입자&파동)
④크기를 내 맘대로 조절 ‘앤트맨’(양자역학)
⑤에너지를 흡수하는 ‘블랙팬서’(압전소자론)
」②닥터 스트레인지의 시간여행(상대성이론)
③벽을 통과하는 ‘고스트’(입자&파동)
④크기를 내 맘대로 조절 ‘앤트맨’(양자역학)
⑤에너지를 흡수하는 ‘블랙팬서’(압전소자론)
마블 10년 결산 ‘인피니티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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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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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마블 영화엔 그 동안 SF에서 단골 소재로 삼았던 수많은 과학이론이 등장합니다. 특히 ‘인피니티 워’의 악당 타노스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주의 근원과 지속가능한 지구 등과 같은 심오한 문제도 다루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마블 시리즈는 현존하는 가장 대중적인 SF 시리즈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마블의 이야기는 방금 소개한 사상 최고의 빌런 타노스에서 시작합니다. 타이탄 행성의 엘리트였던 타노스는 행성의 멸망을 막기 위해 발전된 과학기술을 다운그레이드 하고,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과격한 주장을 펼칩니다. 당시 타이탄 행성은 눈부신 과학문명을 자랑했지만 오히려 지나친 기술의 발전으로 멸망 위기에 몰렸죠. 자원 고갈과 인구 폭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던 타노스는 너무 급진적 입장을 펼치다 행성에서 쫓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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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 최고의 악당 타노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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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줄기에서 보면 마블 영화의 핵심 스토리는 우주의 절반을 멸망시키려는 타노스와 이에 맞서는 어벤져스와 히어로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딘의 양아들 로키가 타노스의 사주를 받아 지구를 침공하지만 지구인들은 이를 가까스로 막아냅니다. (어벤져스1) 이 때의 충격으로 아이언맨은 외계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하지만 오히려 공격을 당해 큰 혼란에 빠지죠. (어벤져스2)
그 사이 어벤져스의 내부 분열로 히어로들 간의 반목과 갈등이 커집니다.다시 지구 침공 기회를 노리던 타노스는 아스가르드 행성에서 신들의 왕인 오딘이 죽고 그의 딸 헬라와 아들 토르가 싸우는 틈을 타 아스가르드를 파괴하고 지구로 향합니다. 이 때 타노스의 양딸 가모라와 그의 남자친구 스타로드는 타노스의 악행에 맞서 싸웁니다. (차례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토르 라그나로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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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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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지난 10년간 마블 영화의 ‘초간단’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이언맨이 있습니다. 그는 지구 최고의 군수업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오너로 타노스와 전쟁에 사용되는 각종 무기를 만듭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와 스파이더맨의 전자 수트처럼 히어로들이 사용하는 핵심 장비도 그의 손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아이언맨이 가진 과학기술의 최고 결정체는 바로 그의 심장입니다.
아이언맨의 심장 ‘아크 원자로’(핵융합·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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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에서 토니 스타크는 아크 원자로를 가슴에 달고 아이언맨이 된다. [영화 아이언맨] |
무엇보다 스타크는 수명이 5000년인 신 ‘토르’, 초능력을 가진 헐크 등과 달리 평범한 인간의 신체를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벤져스의 모든 초인들을 뛰어넘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은 그가 개발한 로봇 수트 때문입니다. 아이언맨 수트만 있으면 그는 우주 공간을 자유자재로 날고 항공모함도 번쩍 들어 올립니다.
이런 에너지의 원천은 바로 그의 심장에 박혀 있는 ‘아크 원자로’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일들을 벌일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아크 원자로’는 과학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상상에 불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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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의 가슴 복판에 달린 아크 원자로. [영화 아이언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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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크 원자로’는 과학적으로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지만 지구에선 불가능하다’입니다. ‘아크 원자로’는 핵융합 이론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가벼운 원자의 핵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원자의 핵으로 바뀌면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는데 이를 핵융합 반응이라고 합니다.
가장 쉬운 예로 태양을 들 수 있죠. 태양은 4개의 수소가 핵융합을 통해 1개의 헬륨으로 변하는데 이 때 남은 질량이 에너지로 변합니다. 이 때문에 태양의 중심은 1억℃ 이상의 초고온 상태를 유지하죠. 이 같은 원리를 응용한 것이 수소폭탄입니다.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선 태양처럼 매우 큰 질량을 가진 물체가 있어야 하고 엄청난 초고온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손바닥만한 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는 그런 조건을 갖고 있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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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오펜하이머.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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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교수는 “핵융합은 엄청난 질량과 초고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로 만들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핵분열을 이용해 소형 원전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원자로를 작게 만들더라도 방사능 피폭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아이언맨은 곧바로 죽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현재의 과학기술로 아이언맨은 불가능한 것이죠.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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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주소 http://news.joins.com/Jp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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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에도 비슷한 상황이 묘사됩니다. 아이언맨은 사상 최고의 인공지능 ‘자비스’를 토대로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 ‘울트론’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울트론은 오히려 인간을 멸종시키려고 하죠. 인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로봇에게 그대로 심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원자력도 상반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게 원자력 발전을 사용하면 인간에게 전력을 제공하는 훌륭한 에너지원이지만 원자폭탄처럼 엄청난 인명을 앗아가는 재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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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에서 김상욱 교수는 과학의 대중화를 강조합니다. 과학자가 실험실에만 쳐 박혀 연구에만 몰두하도록 할 게 아니라, 수시로 대중과 소통하며 과학에 가치와 철학의 옷을 입혀야 합니다. 김 교수는 “시민들이 과학자의 연구를 감시하지 않는다면 언제 또 다시 원자폭탄과 같은 비극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과학자는 사회와 소통하고, 시민은 그들의 연구를 감시할 의무가 있다”고 말합니다.
과연 김 교수의 말대로 지금 우리 사회와 과학계는 이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을까요? 오늘 ‘인간혁명’에선 아이언맨의 이야기로 과학과 현실의 경계, 기술과 철학의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엔 마블의 다른 히어로들을 통해 더욱 흥미진진한 SF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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