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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폭풍트윗' 트럼프, 코피 아난 별세엔 아직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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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 반대로 과거 美와 껄끄러운 관계…오바마는 애도 성명

연합뉴스

트럼프 "목사 석방위해 한푼도 안내…터키는 우릴 이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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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로 모임 '디 엘더스' 평화 행진 참석한 코피 아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별세 소식에 아직 공개적 언급 없이 '침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말을 맞아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뉴욕주 배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머물렀다.

그는 이날 오전 일찍 아난 전 총장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이후 10개에 가까운 '폭풍 트윗'을 올렸으나 아난 전 총장에 대한 애도 글은 없었다.

소셜미디어들이 우파의 목소리를 '검열'하고 있다며 이념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트윗을 연달아 올렸으며 최근 자신이 기밀취급권을 박탈한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서는 "역사상 최악"이라면서 "그는 우리나라의 기밀을 믿고 맡길 수 없는 떠버리, 당파주의자, 정치꾼"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한,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표출, "러시아만 쳐다보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든 바보들은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 중국을 보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영리하고 터프하고 잘 준비돼 있다면 결국에 가서는 모두와 잘 지내게 될 것"이라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언급했다. 이어 경제 실적도 자랑했다.

이를 두고 AP통신, AFP 통신 등은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아난 전 사무총장의 별세 소식에 반응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대표부 트윗을 통해 애도 글을 올린 것을 빼고는 백악관이나 국무부도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아난 전 총장은 재임 시절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던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유엔은 사무총장과 미국의 대통령이 주요 이슈에 대해 같은 의견을 공유할 때 가장 잘 굴러갔다"며 "그의 재임 기간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반대에 백악관이 분노하면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힘든 두 번째 임기를 보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아난 당시 총장이 BBC 기자에게 이라크 침공이 "불법적"이라고 언급하면서 백악관은 격노했다고 한다. 당시 부시의 참모들은 아난 전 총장이 2004년 재선 캠페인 기간 대통령을 곤경에 빠트리려고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후 아난 전 총장은 후세인 정권 당시 이라크에 대한 국제적 석유금수에도 불구하고 석유를 식량 등 인도적 물품과 제한적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 프로그램' 스캔들의 책임론에 휘말리면서 타격을 입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난 전 총장의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는 반전 그룹으로부터는 환영을 받았지만, 유엔 대사를 지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미국의 보수주의자들로부터는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난 전 총장은 그 누구보다도 유엔의 임무를 몸소 실현했다. 장벽을 허문 뒤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추구를 결코 멈추지 않았다"며 "그의 진실함과 끈기, 낙관주의, 그리고 인간애는 그가 국제사회에 뻗은 손길 하나하나에 스며들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독일 DPA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킨 것과 달리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애도했다"며 전·현직 대통령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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