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기술 격차 인정하고 겸손히 배워 나가야"
WSJ은 공개표현에 대한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학자들과 일반인들이 온라인 논평이나 사회관계망(소셜미디어) 포스트, 그리고 드물게는 항의시위 등을 통해 시 주석과 공산당 관료주의 운영방식에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일부 비판은 시 주석과 그의 정책을 겨냥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는 알려진 정부정책 실패를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문대인 칭화(淸華)대 동문 수백 명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승리주의적인' 우월 주장을 내세워 관리들과 시민들을 오도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잘못 다루는 결과를 초래한 칭화대 교수를 해직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시 주석의 민족주의적 어젠다를 지지하는 경제학자 후안강(胡鞍鋼)교수를 지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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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자들은 시 주석의 야심적인 국내 산업개발과 글로벌 무역인프라 구축계획이 다른 나라들을 고립시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칭화대의 한 다른 교수는 장문의 글을 통해 반대자들을 억압하고 주석 임기제한을 철폐한 시 주석의 지도력을 비난하기도 했다.
한 제약회사가 기준 미달 불량 아동용 백신을 공급했다는 파문은 일반의 분노를 촉발해 부모들이 관공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이른바 'P2P' 금융에 실패한 투자자들이 베이징에서 집단 시위를 시도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독립적 역사가인 장리판(章立凡)은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정치적 관료주의 내부와 그 너머로 조성되고 있다"면서 "정치적 사건들, 특히 무역분쟁이 이러한 불만들이 노골화하는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전면사설을 통해 국가가 모든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몇 개월 전만 해도 주석 임기를 철폐함으로써 난공불락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의 사건들은 중국을 존경받는 부국으로 육성하겠다는 그의 공약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시 주석의 야심적인 이른바 '일대일로' 사업은 일부 외국 관리들로부터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놨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마찰은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경제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중앙은행과 재정부는 재정정책을 싸고 충돌하고 있다.
지린(吉林)대 경제학과 리 샤오 교수는 "미국과의 무역마찰은 미국과의 현격한 기술적 차이를 절감케 하고 있다"면서 "조용히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겸손하게 그들로부터 배워나갈지, 아니면 반미 포퓰리스트적인 방식을 고집할지 택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정책과 공산당 시책이 비판에 오르면서 시 주석의 적극적인 외교정책과 정부가 추진해온 부패 사정작업의 효과에 대해서도 반대파들로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십 년간 지속한 집단지도체제 대신 시 주석이 채택한 권력 집중화도 비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 주석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칭화대 쉬장룬(許章潤)교수는 '1인 통치 체제로 기우는' 시 주석의 체제를 비판하면서 주석 임기제 복원을 촉구했다.
이러한 불만이 당장은 관영 언론들로부터 찬양을 받는 시 주석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나 공산당은 반대파들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달 말 열린 시 주석 주재의 공산당 정치국회의는 '대외환경에서 발생한 명백한 변화에 따른' 중국 경제의 새로운 문제점들을 경고하면서 경제및 사회적 안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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