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외벽 전관판에 원·리라화(터키) 환율이 전일대비 16.13원 떨어진 164.52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리라화는 터키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제제재 및 고율관세부과 정책으로 인해 가치가 폭락했다. 2018.8.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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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는 터키발(發) 금융불안이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맞물려 신흥국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6일 '터키 외환당국 시장조치 수단 및 대응 여력' 보고서를 통해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긴축 기조로 선회를 예고하는 가운데 터키를 시작으로,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전망했다.
신흥국 부채 여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IIF(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흥국의 총부채는 2008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143%에서 지난해 211%로 크게 올랐다. IMF(국제통화기금)도 신흥국공공부문 부채 평균이 1980년 이후 최대치인 GDP대비 5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의 터키발 금융불안이 향후 예정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ECB(유럽중앙은행)의 자산매입 종료 등과 맞물려 신흥국 부채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신흥국에서는 금리인상 압력에 따른 부채 리스크 불안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츠(Algebris Investments)는 신흥국 부채수준이 이미 심각한 위험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 대만, 태국 등이 1990년대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경상수지 흑자전환에 기반해 기초 경제여건의 건전성을 확보했음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통화스와프 체결 등 각국 간 공조 확대를 통해 금융위기 제어에 나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국제금융센터는 터키당국의 시장안정대책이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으로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국(BDDK)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시중은행의 해외자본 간 거래를 은행 지분의 50%로 제한해 자본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시중은행의 신규 통화거래와 거래 갱신이 어려워져 차입비용이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터키 당국의 규제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기업과 금융부문을 취약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이는 시중은행이 환율 위험회피 대안으로 스와프 거래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터키 중앙은행은 법정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은 터키 차입자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이는 부작용이 상존한다. JP모건은 리라화 가치가 회복해도 정부개입 부작용으로 투자자 신뢰를 잃어 향후 터키의 자본유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높은 외화부채와 경상수지 적자 등 경제적 취약성은 단기 처방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국제금융센터는 "터키 문제가 단지 리라화 가치의 문제가 아닌 대외 관련 구조적 문제"라면서 "빠른 시간 내 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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