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글로브·NYT 등 '反언론' 비판 사설…하루 먼저 온라인에 게재
16일 지면에 일제히 반영…"동참 언론 350여곳으로 늘어날 것"
보스턴글로브 온라인 사설 [보스톤글로브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
미국 전역의 신문사 200∼300여 곳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을 16일(현지시간) 발행될 신문에 일제히 게재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보스턴글로브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15일 하루 먼저 온라인판에 관련 사설을 싣고 언론 자유의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글로브는 인터넷 홈페이지 가장 상단에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Journalists are not the enemy)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신문은 부패 정권이 국가를 떠맡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유 언론을 국영 언론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미 대통령이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언론을 겨냥해 '국민의 적'이라는 주문을 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가 '언론의 자유는 자유 보장에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이런 근본적 원칙이 오늘날 심각한 위협 아래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스턴글로브는 미 전역 350여 개 이상의 언론사가 자유 언론을 지지하는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보스턴글로브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번 '사설 연대'를 주도한 곳이다. 보스턴글로브는 각 신문사 편집국과 연락을 취해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사설을 16일 게재하자고 제안했다.
NYT도 이날 온라인판에 공개한 '자유로운 언론에는 당신이 필요하다(A FREE PRESS NEEDS YOU)'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언론 정책에 저항하는 움직임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NYT는 제3대 대통령이 된 토머스 제퍼슨이 1787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쓴 유명한 말인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후자(정부 없는 신문)를 택하겠다"라고 한 말을 내세웠다.
정작 제퍼슨이 훗날 대통령이 된 뒤에는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의 태도는 수긍할 수 있으며, '열린 사회'에서 이뤄지는 언론 보도는 갈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1964년 미 연방대법원이 "공공의 토론은 정치적 의무"라고 판결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NYT는 올해 들어 언론에 대해 가장 해를 끼치는 공격이 정부에게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이 잘못하거나 사실을 축소 또는 과장 보도하는 것을 비판하는 건 타당하지만, 기자와 편집자도 실수할 수 있으며 그걸 바로잡는 게 이들의 일인데 자신이 달가워하지 않는 사실을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언론인을 '국민의 적'이라고 부르는 건 민주주의에 치명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독자들이 언론자유 수호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사설 아래쪽에 미 50개 주의 주마다 언론사를 링크로 연결해 독자들이 해당 사설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AP통신은 16일로 예정된 '연대 사설' 게재에 앞서 이날 미 전역의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 뉴스' 공격과 언론인을 적으로 규정한 발언을 비판하는 사설을 온라인판에 먼저 실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보스턴글로브를 비롯해 시카고 선 타임스, 뉴욕타임스, 볼티모어 선, 머큐리 뉴스 등 각지 신문의 사설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적대시 발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포스트 디스패치는 언론인을 적으로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언론인들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애국자들'이라고 말했다.
신문사들은 각사의 논조에 따라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언론 기조를 16일 발행될 지면에서 비판할 예정이다. 대도시 일간지부터 발행 부수가 4천 부 정도에 불과한 지역 주간지까지 망라된 것으로 알려졌다.
z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