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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TF초점] "다시 태어나도록…" 안희정 정치 재개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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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정치 행보 제기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안 전 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는 모습.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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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타격 너무 커…안 전 지사 정치 재기 희박 중론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정치적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건 전 안 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다. 지난해 '장미 대선' 과정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세(勢)를 과시하며 존재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그는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로 전 연령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그는 차기 대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유력 대권 주자의 물망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정치적 위치는 정점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지난 3월 5일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33) 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셌고 사실상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었다. 안 전 지사는 그 이튿날 새벽 직에서 사퇴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정치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으로부터도 제명과 출당 조치를 받았다.

불구속기소 된 안 전 지사는 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의 심리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명되는 유력 정치인이고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위력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는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부끄럽다. 많은 실망을 드렸다"며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그의 말에 대해 정계 안팎의 해석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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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왼쪽)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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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책임은 피했으나 정치적 흠결이 매우 커 향후 정치 행보는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그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감행하더라도 재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안 전 지사가 우여곡절 끝에 무죄를 받았더라도 국민이 용서할 것인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숙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어쨌든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 아니라고 1심에서 판결했다 하더라도 부인이 있는 사람이 불륜의 관계를 맺었던 것은 (본인이 인정한) 사실"이라며 "이번에 안 전 지사 입장에서 많은 걸 느끼고 깨우쳤을 테고 거기에 대해 반성하겠다는 단순한 취지로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통화에서 "법적으로 무죄를 받았지만, 그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행동에 대해 여러 가지 반성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게 옳을 듯싶다"고 했다.

반면 안 전 지사의 말에 '행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본인은 정치를 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할 소지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법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회복할 수 없어 정치적 재기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한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나,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1심에 불복하고 항소하기로 결정하고, 공소 사실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안 전 지사의 법적 다툼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김 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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