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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국에서도 ‘어벤져스’ 같은 시리즈 제작 기대감 생겨…기존 작법 넘는 시도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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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홈런’ 친 김용화 감독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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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감독(48)은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시리즈 영화 두 편이 연속으로 관객 1000만명을 넘기는 일은 한국 영화 사상 <신과 함께>가 처음이다.

지난 12일 ‘쌍천만 영화’ 감독의 소감을 전화로 들었다. <신과 함께-인과 연>(신과 함께2)은 이날 이미 950만 관객을 넘기며 1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은 개봉일인 지난 1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두 편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기 때문에 사실상 두 작품이 내게는 하나의 영화나 다름없다”며 “1, 2편을 함께 제작해 시리즈로 나눠 개봉하는 것이 무모한 기획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걱정이 많았는데,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들게 되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흥행 스코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될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관객이 들 줄은 몰랐다”고 했다.

1편은 ‘한국형 판타지’라는 호기심으로 관객을 불러모았고 ‘모성애 코드’로 사람들을 울렸다. 2편의 영화적 매력은 무엇일까. 김 감독은 “2편에서는 서사와 캐릭터의 밀도를 높였는데, 1편을 통해 관객들이 영화의 세계관을 받아들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신과 함께>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는 걸 관객들이 호의로 바라봐주시는 것 같다. 날씨가 너무 더웠던 것도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인 요소인 것 같다”고 답했다.

1편에서 자홍(차태현)·수홍(김동욱) 형제를 통해 모성애에 집중했다면, 2편에는 부성애 코드를 녹였다.

감독은 “모든 부모는 자식의 허물 앞에서 벙어리일 수밖에 없다는 모티브로 영화를 시작했다”며 “영화라는 게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가져다 쓸 수는 없다고 본다. 내가 잘 알고 있는 감정을 공유하는 작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1편에서는 어머니와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 2편에선 아버지를 다뤘다. ‘인과 연’에서는 좀 더 은유적으로 다가섰다”고 했다.

가족애를 강조한 지점은 영화가 ‘감성팔이’라거나 ‘과도한 신파’라 지적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개연성이나 극적인 통일성 없이, 느닷없이 극적인 장면을 등장시켜서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이 신파라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1편 ‘죄와 벌’은 신파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말 못하는 엄마’라는 설정이 다소 과할 수는 있었겠지만, 영화의 스토리 속에서 죽은 자식(수홍)과 어머니가 현몽으로 만나는 장면 등은 인물의 간절한 소망이 표현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인과 연’에 <쥬라기 월드>를 떠올리게 할 만한 장면을 삽입한 것에는 호불호가 갈렸다. 김 감독이 대표로 있는 시각특수효과(VFX) 덱스터의 기술 전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공룡 장면은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렸다. 다만 기술을 보여주는 게 나쁜 것이냐고 묻고 싶다. 영화 기술은 이미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었다”며 “한국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이 좀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리즈의 ‘쌍천만’ 등극 이후 한국 영화계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신과 함께> 이후 컴퓨터그래픽(CG)을 대거 사용하는 작품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영화 산업 전체적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신과 함께>가 편당 제작비를 너무 높여놨다는 지적도 있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도 <어벤져스>와 같은 패턴을 보이는 영화가 시리즈로 생길 수도 있다는 지표 혹은 기대가 <신과 함께>로 생긴 것 같다”며 “TV 드라마가 기존 영화에서 해냈던 것 이상으로 표현하는 시대다. 엄청난 예산이 아니어도 <곤지암>처럼 관객이 공동 체험할 수 있는 영화를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기존의 작법 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 <더 문>을 준비 중이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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