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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르포]떨어지고 날아가고…진짜같은 '롯데 몬스터 VR' 생생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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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건대점 '롯데 몬스터 VR' 10일 오픈
백화점 최초 VR 체험관…실내 테마파크
아날로그 기자의 첫 VR게임 도전
좀비들 달려들고 고층빌딩서 추락 '실감'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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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순식간에 장소가 바뀌었다. 가상현실(VR) 게임 프로그램이 담긴 배낭과 VR고글을 착용하자 기자가 섰던 텅 빈 공간이 판타지 공포 영화 속 배경이 됐다. 발 아래에선 무시무시한 괴물 물고기가 배회했고, 어두컴컴한 사방에선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이 흘렀다. 총 한 자루를 받고 곧바로 게임이 시작되자 희미한 불 빛 속에서 끔찍한 모습의 좀비들이 달려들었다. 쉼 없이 방아쇠를 당겼지만, 좀비는 부지기수로 쏟아졌다. 정면의 사람 좀비를 해치우고 나면 측면과 후방에서 우주 괴물을 닮은 좀비가 튀어 나왔고, 발 밑에에서도 좀비들이 아우성을 쳤다. '이건 가짜다' 수십번 각성을 하면서도 좀비가 달려들 때마다 머리가 쭈뼛해지는 공포는 계속됐다.

지난 10일 롯데백화점 건대점 10층에 문을 연 '롯데 몬스터 VR'. 스마트폰을 비롯한 최첨단 기술을 따라가기 급급한 기자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VR게임에 도전했다. 백화점 최초로 들어선 VR체험관인 이 곳은 영업면적이 1400㎡로 국내 최대 규모다. 백화점 10층 한 켠에 있는 식당을 빼면 모두 VR게임들로 채워졌다. 체험관 중앙에는 '큐브'라고 불리는 키오스크가 설치된 8개의 방으로 이뤄졌고, 가장자리에는 롤러코스터를 비롯한 스릴 넘치는 테마파크 놀이기구들이 채워졌다.

매표소를 통과해 모퉁이를 돌자마자 처음 마주친 '이스케이프 VR'은 총으로 좀비들을 쏴 처리하는 게임이다. 국내에선 롯데 몬스터 VR에서 첫 선을 보였다. 키아누 리스브 주연의 헐리우드 영화 '매트리스'가 절로 떠올랐다. VR고글을 착용했을 뿐인데 실감나는 전쟁터 한복판에 끌려 들어온 느낌이다. 4분 가량을 신나게 총을 난사하고 게임이 종료됐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대기자들만 없다면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을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

무중력 놀이기구 마니아인 만큼 어트랙션 존을 돌면서 흥분은 더욱 고조됐다. 롤러코스터와 래프팅, 자이로 등 유명 놀이공원 필수 아이템부터 영화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나는 '플라잉 젯'과 열기구, 번지점프까지 갖췄다. 테마파크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자동차 레이싱도 있다. 환호성과 비명 소리가 계속 터져나왔다. 그동안 용기가 부족해 시도하지 못했던 번지점프는 뛰어내리는 순간 발 밑에서 바람까지 불어오면서 스커트가 뒤집힐까 걱정할 정도였다. VR고글을 벗고 보니 선풍기였다. 대부분의 게임이 앞뒤와 좌우로 고개를 돌릴 때마다 사방에서 다른 영상이 펼쳐져 더욱 실감났다.
아시아경제

'롯데 몬스터 VR'의 압권은 큐브다. 각각의 방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30개 이상의 VR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용자의 사용시간에 따라 게임 개발자에게 사용료가 돌아가는 방식으로, 이용자는 다양한 게임 중에서 인기가 높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롯데 몬스터 VR 운영기업인 GPM 이해열 본부장은 "VR게임의 경우 체험 위주인 만큼 한번 경험했던 고객들은 다시 찾을수 있지만 큐브의 경우 게임의 종류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VR의 대중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전했다. 큐브 역시 VR고글을 장착하면 상상도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케이크를 집어 올리다 급강하거나 드라마 전설의 고향의 귀신을 맞닥뜨렸다. 특히 고층 건물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순간에는 비명이 저절로 나왔다.

"아악!!! 저리가! 오지마! 가!가!가!" 체험관을 한 바퀴 돌고나자 '이스케이프 VR'에서 젊은 여성의 날카로운 소리가 이어졌다. 여성 2명은 빈 공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허공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시늉을 했고, 이들이 겁에 질린 비명을 쏟아낼 때마다 주변에선 박장대소했다. 기자도 홀로 처절하게 진지했구나.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주부 김연수씨(47ㆍ여ㆍ서울 성수동)는 "휴가를 맞은 남편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백화점에 왔다 (체험관에)올라왔다"면서 "VR게임은 처음인데 정말 리얼하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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