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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태풍도 다 비켜 간 한반도…남은 건 '폭염+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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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야기는 중국 상하이쪽으로 방향 틀어…최근 1개월 강수량 1973년 이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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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세종시 세종보 부근 금강 모습.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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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올해 발생한 태풍들이 모두 한반도를 비켜 가면서 남은 여름에도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 달 가량 이어지고 있는 폭염에 전국은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4호 태풍 '야기'(YAGI)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중국 상하이 남쪽 약 270㎞ 부근 육상에서 시속 24㎞의 속도로 북서진했다.

태풍 야기는 지난 10일만 해도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면서 중국을 관통하게 됐다. 하루 뒤인 14일 오전 3시면 중국 칭다오 서남서쪽 약 430㎞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가 될 것으로 예보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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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야기(YAGI)의 예상 이동 경로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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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괌 근처에서 발생한 제15호 태풍 '리피'(LEEPI)는 아예 한반도 쪽으로 올라올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오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약 1290㎞ 부근 해상을 지났으나 15일 오전 3시쯤 가고시마 남동쪽 약 90㎞ 부근 해상에서 그 힘이 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도 태풍 암필(AMPIL), 종다리(JONGDARI), 마리아(MARIA) 등은 한반도에 직접 영향도 주지 못한 채 방향을 돌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온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워낙 세기 때문에 뚫을 수 없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일본까지 북태평양고기압이 넓게 퍼져 있어 태풍이 올라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풍 야기는 우리나라에 수증기와 따뜻한 공기를 몰고 왔다. 반시계방향으로 바람 부는 태풍이 상하이에서 남서풍을 우리나라에 올려 보낸 것이다. 여기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동풍을 추가했다. 폭염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폭염은 적어도 10일 뒤까지 이어지겠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10일 후인 23일까지도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33~35도 정도가 되겠다.

한 달 전부터 지속된 폭염에 장마기간도 평년보다 짧아 전국 곳곳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한 달 동안 내린 비의 양은 전국 32.9㎜였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국 강수량을 살펴보면 1973년 이래 최저치다. 46년 가운데 비가 제일 적게 내린 셈이다.

전북과 충남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8.2㎜, 7.3㎜의 비가 내렸다. 충남도는 결국 9억원을 지원해 밭작물에 줄 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보령을 제외한 14개 시·군이 밭 가뭄 '주의' 단계에 들어갔다. 전북도는 이미 지난 6일부터 가뭄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중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2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는 522만7000마리(돼지 2만1000, 닭 485만2000, 오리 등 35만4000)다. 농작물 피해 면적은 총 2304.5ha(과수 1092.7, 채소 419.1, 특작 533.7, 전작 196, 벼 63)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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