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中 화폐제조 풍년…"돈 만들어 주세요" 수요 폭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서방국들이 독점하고 있는 국제 화폐 제조 시장에서 중국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커진 중국의 대외 영향력이 외화 제조 대행 및 수출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 화폐 제조 공장들은 요즘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생산능력(캐파)이 이미 한도를 넘어선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이례적으로 높은 외화 제조 목표를 설정해놓았고, 중국에서 화폐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국유기업 중국인초조폐총공사도 잇단 외화 제조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화폐 제조 공장들이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화폐 제조 수요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들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되레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활성화로 인해 현금 사용이 거의 없어 위안화 제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내 화폐 제조 공장들은 일거리가 없어 기계 가동이 멈춘 곳이 많았다. 기계를 놀릴 수 없어 지폐 대신 결혼 증명서나 운전면허증 등을 주문 받아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외화 제조 수요가 넘치면서 중국인초조폐총공사는 현재 1만8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화폐 제조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동전과 지폐를 만드는데 필요한 10개 이상의 엄격한 보호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대표적인 화폐제조국 선진 기업들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 수가 2000~3000명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수년 전만 해도 중국의 국제 화폐 제조 시장 점유율은 0%였으나 지금은 3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인초조폐총공사 관계자는 "네팔,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브라질, 폴란드, 방글라데시 등이 중국에 화폐 제조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공개된 상황이지만, 실제로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중국에 자국 화폐 제조를 외주 준 국가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지만 국가안보 위협 등 문제로 일일이 다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본격적인 외화 제조 신호탄을 쏜 것은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지난해 초 중국인초조폐총공사가 만든 네팔의 고액권 1000루피권 지폐가 네팔 선적을 시작했고 이후 중국의 위조방지와 특수 디자인 등 화폐제조에 필요한 정교한 기술력이 일대일로 참여국가들에 인정받기 시작했다. 서구 기업에 비해 싼 가격으로 각종 위조 방지 장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이 가진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 국제 화폐 제조 시장은 서방국들이 주도해왔다. 영국 화폐 제작업체 드라루(De La Rue)는 전세계 140개 국가를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독일 G&D(Giesecke & Devrient)는 60개국에 화폐를 수출하고 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