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시 코드 뽑는 등 각별한 주의 필요
9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 오피스텔(사진=송파소방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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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지난 9일 오전 2시 50분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22여 명이 한밤중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방에서 시작된 불은 세탁기와 후드 등을 태우고 23분 만에 꺼졌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덕분에 불은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당시 집 내부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도 없었다.
집에 불을 낸 범인은 고양이로 지목됐다.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켰고, 주변에 있던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은 것이다. 집주인 A씨는 고양이가 며칠 전부터 전기레인지 위쪽으로 자주 올라갔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사진=대전 북부소방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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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로 인해 벌어진 화재 의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로 터치 방식으로 작동되는 인덕션 등 전기레인지를 고양이가 건드리면서 전원이 켜지는 경우다.
지난달 20일 대전 유성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고양이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일어났다. 이 불로 현관문이 파손되는 등 121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고양이가 터치 방식의 인덕션에 올라가 전원을 건드렸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대전에선 이 사건을 포함해 지난달에만 고양이로 인한 화재가 3건이나 발생했다.
앞서 지난 6월 22일에도 서울 금천구 한 원룸에서 고양이가 발로 전기레인지를 눌러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가 일어났다.
소방 관계자들은 대부분 전기레인지가 잠깐의 접촉으로도 쉽게 켜지는 만큼 반려동물 주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소방 관계자는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외출할 경우 코드를 뽑거나 터치가 안 되도록 덮개를 씌워놔야 한다”면서 “주변에 가연물질이 있으면 착화되기가 쉬워 자칫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전기레인지 제조업체가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실제로 전원을 켠 뒤 추가 조작이 없을 경우 저절로 전원이 꺼지게 하거나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야 제품이 가동되는 ‘고양이 안전장치’를 전기레인지 제품 설계에 반영한 업체도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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