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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김경수와 대질신문’ 당시 진술-물증 다르자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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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댓글조작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드루킹' 김모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대면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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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김경수(51) 경남지사와 대질 신문 중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허익범 특별검사팀 영상녹화주사실에서 김 지사와 대질 조사를 받았다.



11일 연합뉴스가 사정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당시 김씨는 자신이 작성한 문건 내용과 진술과 배치되자 "이런 문건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등 논리적 허점을 수차례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대질신문 당시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청탁을 어떤 식으로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김 지사가 아닌 그의 보좌관 한모씨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청탁 시점도 기존에 알려진 2017년 6월 7일보다 늦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드루킹이 그해 12월 14일 작성한 문건에는 6월 7일 김 지사를 만나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검이 이 문건을 제시하자 드루킹은 한동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드루킹은 "저는 이런 문건을 작성한 적이 없다. 처음 보는 문건"이라고 잡아떼다가 "제가 문건에 잘못 기재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 문건에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한 경과가 담겼다. 일본이 2018년 침몰하기 때문에 오사카 총영사를 통해 재일교포와 일본 기업을 북한 개성공단으로 이주시키자는 계획 등도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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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2차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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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했을 당시 자신이 댓글조작 프로그램이 '킹크랩' 시연회를 열었고 김 지사로부터 회식비 100만원을 받았다고 했던 기존의 진술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측은 "김 지사에게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거듭 물었고 김 지사는 "100만원을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드루킹은 답변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자신이 해온 진술을 번복했다.

JTBC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자신에게 킹크랩 시연회를 열었다는 드루킹의 진술에 대해 "제가 킹크랩을 알고 있었다면 올해 3월 드루킹 김씨가 제 보좌관에게 500만원을 줬다면서 협박 메시지를 보낼 때 킹크랩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같이 협박하지 않았겠느냐,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이 문서 뒷부분 두 쪽에 이 프로그램이 불법적인 것이니까, 서버를 일본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합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존의 드루킹 진술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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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땀을 닦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씨의 소환에 대해 "대질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소환했고, 두 사람 모두 거부하지 않으면 대질 조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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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에 대한 두 차례 소환조사를 마친 특검은 김 지사의 신병처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더이상 드루킹의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김 지사의 혐의는 그간 확보한 물증으로도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대질 조사 내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조만간 김 지사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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