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있는 허익범 특별수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은 3시간30분 동안 대질심문에 나서 진실공방을 벌였다./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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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특검, 공정한 답 내놓을 차례" 압박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 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김경수(50) 경남도지사가 직접 만나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9일 오후 10시 30분부터 3시간 30분 동안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 조사를 진행하며 엇갈리는 주장에 대한 구체적 사실 규명에 주력했다. 김 지사와 드루킹의 변호인도 입회했다. 댓글 조작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김 지사와 드루킹은 그동안 주장해온 것처럼 상반되게 진술하며 진실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댓글 조작 사건이 불거진 이후 김 지사와 드루킹은 각기 반대되는 주장을 펼쳐왔다. 드루킹은 지난 5월 '옥중 편지'를 통해 김 지사가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지켜봤다고 했지만, 김 지사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드루킹은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김 지사는 이를 일축하고 있다. 아울러 드루킹은 댓글 조작의 대가성으로 김 지사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한 적이 있었지만, 김 지사는 그보다 급이 낮은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3시간 30분간 진행된 이번 대질신문에서도 김 지사와 두 사람은 댓글 조작 개입 여부 등 그간 불거진 의혹 전반에 대해 기존과 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 지사는 대질신문을 마친 뒤 2시간이 넘도록 꼼꼼히 조서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과 대질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지사는 "저는 지금까지 특검이 원하는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히 소명했다.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수사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살리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함께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믿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드루킹 김 씨는 9일 오후 강남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소환돼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김 지사와 마주 앉아 조사를 받았다. 사진은 김 씨가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던 당시.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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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각각의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의 진술에 신빙성이 더 큰지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또한,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어서 대질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 입장에서는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이미 드루킹과 공모관계가 있다고 본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의 수사 동력이 약화한 상태다. 이에 따라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될 경우 발생할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김 지사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상황에서 한 50대 남성 천모 씨로부터 가격을 당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천 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천 씨는 이날 오전 5시 20분께 귀가하던 김 지사의 뒤통수를 한 차례 가격하고 뒷덜미를 강하게 잡아끈 혐의(폭행)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천 씨가 몸이 아프다고 호소해 일단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치료가 끝나는 대로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천 씨는 특검 앞에서 김 지사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성향 집회 등을 생중계한 적 있는 유튜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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