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듯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내빈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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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본류’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두 차례 소환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를 향한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드루킹’ 김동원(49)씨와 직간접적으로 엮여 있어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특검 입장이다.
김 지사에 대한 2차 조사를 벌인 9일 특검은 조사 대상으로 송 비서관과 백 비서관을 언급했다. 다만 전날 “소환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특검은 이날은 브리핑을 통해 “(소환 방침이나 날짜는)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내주쯤 소환 조사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특검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제기된 의혹에 대해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비서관은 2016년 김씨를 김 지사(당시 국회의원)에게 소개한 인물이다. 김 지사와 김씨 관계를 잘 알 수 있는 위치인 동시에 김씨 일당의 활동내역을 김 지사보다 상세히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송 비서관은 총 4차례 김씨를 만났고, 이 중 두 차례 만남에선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 참석 명목으로 100만원씩 총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 비서관과 관련된 쟁점은 복합적이다. 김씨가 김 지사에게 2017년 말 자신의 측근인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보내달라는 인사청탁을 했고, 올 3월 말 백 비서관은 도 변호사를 청와대 인근에서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만남이 인사 추천 대상자에 대한 인사 검증 성격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인지 여부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알려진 3월말은 드루킹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 자리가 좌초된 뒤 김 지사를 직ㆍ간접적인 압박을 넣다가 평창 동계올림픽 비방 댓글 조작으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직후여서 인사 검증 차원이라는 청와대 해명에 의문이 제기됐다. 특검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특검은 도 변호사 영장기각이 두 비서관을 소환하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송, 백 두 비서관이 김씨와 경공모 실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 알고 있었다면 이들에 대한 정보를 어느 선까지 보고를 했는지 여부다. 경공모 회원들로 구성된 경인선(經人先ㆍ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은 지난해 경선과 대선 때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열성 지지 그룹이다. 당시 김 지사와 송 비서관은 문 후보를 지근에서 보좌하는 위치였다.
다만 특검 내부에선 정권을 직접 겨냥한 수사로 읽힐 수 있어 부담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의혹이 제기된 두 비서관을 조사하지 않고 수사를 종료할 경우 봐주기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며 “어떤 형식으로든 규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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