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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가전업계의 벤츠' 밀레, 몸값 낮춰 한국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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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 등 최고 1,000만원대서

100만~200만원대로 내려

모델도 다양화·유통망도 확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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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00만원짜리 오븐, 400만원대 세탁기 등을 판매하는 초고가 브랜드 독일 밀레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시장 진입에 유리한 비교적 저렴한 모델을 대거 선보이며 유통망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고가 모델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밀레코리아가 하반기 중 엔트리급 전기오븐 ‘H2267BP’를 신규 출시한다. 가격은 200만원 안팎에 책정될 예정이다. 밀레 주력 오븐의 가격은 300만~400만원선. 최고가 제품은 1,000만원에 달한다. 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대를 확실히 낮춘 셈이다.

밀레의 엔트리 확대 전략은 올 초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170만원선의 프리스탠딩 오븐을 선보였고 앞서 3월에는 160만원선의 드럼세탁기를 내놓았다. 밀레 드럼세탁기 가격은 보통 200만~400만원대다. 식기세척기 역시 160만~430만원대로 선택지를 다양하게 했다.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고급스러운 디자인 등 밀레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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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의 벤츠’ ‘꿈의 가전’ 등으로 불리는 밀레는 할인 행사를 좀처럼 하지 않을 정도로 품질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명품은 비싸도 잘 팔린다’는 철학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독특한 경영 방식도 밀레 경쟁력을 높였다. 밀레는 1899년 창립 이후 120년가량 밀레가문과 진칸가문이 공동경영을 이어오며 협력과 견제를 거듭했다. 한 세대를 거칠 때마다 각 가문에서 기술 부문과 경영 부문 대표를 번갈아 맡아 독주를 막아왔다. 후계자도 양 가문에서 수십 명의 경합을 거쳐 뽑았다.

밀레가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것은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LG의 프리미엄 냉장고 가격은 1,000만원 안팎이고 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 등 소형가전도 100만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 성장률이 일반 가전 시장 성장률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밀레는 백화점 중심으로만 운영하던 유통망도 하이마트 등으로 확대 중이다. 하이마트에 제품만 납품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삼성·LG처럼 숍인숍 형태로 별도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센터 숫자도 늘릴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10년 만에 국내 TV 광고도 재개한다.

밀레의 공세로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LG 등은 건조기·무선청소기 등 신(新)가전으로 시장 정체를 뚫는 한편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전 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다이슨은 무선청소기·헤어드라이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급부상했고 이탈리아 가전 업체 스메그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충성고객을 늘려나가고 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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