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월 동안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조정을 받은 게임주의 상승 여력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일부 게임업체들이 하반기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신작 모멘텀'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 주가를 제시한 종목 가운데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으로 선데이토즈(103.3%), 위메이드(69.5%), 웹젠(61.1%), 컴투스(49.7%) 등 게임주가 이름을 올렸다. 상승 여력은 목표 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뜻한다. 선데이토즈는 현재 주가가 2만2600원임을 감안하면 목표 주가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지난 2분기에 게임 업종은 신작 모멘텀이 부족했던 데다 마케팅비 증가, 영업이익 부진 등으로 주가 조정을 받았다. 게임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신작 모멘텀인데, 지난 2분기 신작 공백이 주가를 끌어내리면서 목표 주가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주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24.1% 17.2% 하락한 상태다. 펄어비스도 같은 기간 6% 하락했다. 선데이토즈(-15.8%), 위메이드(-23.5%), 웹젠(-45.1%), 게임빌(-41.7%) 등 중소형 게임주도 연초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엔 신작 모멘텀 부재와 실적 실망감 등으로 조정 폭이 컸지만 3분기와 4분기로 갈수록 신작 출시와 함께 게임주 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위메이드 등이 신작 출시와 신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펄어비스는 3분기 중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을 대만에, 4분기엔 검은사막 콘솔 버전을 북미·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과 컴투스는 4분기 신작 발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마블은 4분기 중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 BTS World를, 컴투스는 스카이랜더스를 출시한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이카루스M을 출시했고 10월 이후 조인트벤처(JV) 설립 결과에 따라 4분기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웹젠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신작 기대감은 낮지만 연내 중국에서 라이선스 게임 5종이 출시되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데이토즈는 지난 2분기 퍼즐게임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의 국외 버전을 출시했고 하반기 중 매출 성장이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게임빌도 팬층이 탄탄한 프로야구 시리즈 신작을 하반기 중 선보이면서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오 연구원은 "게임회사는 신작 출시 일정에 따라 이익이 크게 변동한다"며 "일부 게임업체들은 신작 출시 일정이 3분기에서 4분기로 조금씩 밀리면서 반등 시기가 4분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업종은 3~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 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을 포함한 10개 게임주의 영업이익 합산액(추정치)은 2분기 4180억원에서 3분기 5010억원으로 약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4분기에는 6180억원으로 3분기보다 23%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개별 게임 종목에 투자하는 게 불안하다면 게임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KODEX 게임산업, TIGER K게임 ETF, KBSTAR 게임테마 등 게임 관련 ETF 3종목이 출시됐다. 게임업종이 조정을 받은 상태에서 출시된 ETF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장은 "비슷한 이름을 가진 ETF라도 편입 종목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투자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타이거 TIGER K게임은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21개 종목을 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게임산업은 엔씨소프트 보유 비중이 27%로 높고 넷마블(19.7%), 컴투스(12.4%) 순이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KBSTAR 게임테마는 펄어비스,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을 포함한다.
다만 하반기 게임주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게임 업종 내 경쟁이 심해지고, 3~4분기 출시 예정인 신작도 흥행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게임업체들이 신작 출시를 3분기에서 4분기로 미루는 것이 확실시되면 3분기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는 이미 경쟁이 치열하고 외국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체도 많지 않은 데다 중국 시장에선 여전히 판호(유통허가권) 발급이 막혀 있다"며 "중국 시장 판호가 열린다고 해도 판호 신청 당시와 2년 정도 시차가 있어 최근 흐름에 맞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슬기 기자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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