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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신대륙 탐험 유혹한 '엘도라도' 황금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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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10월28일까지

콜롬비아 유물 등 322점 선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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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 전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둘러싼 논란이 떠들썩하다. 현재 시세 150조 원에 달하는 금괴와 함께 가라앉은 ‘보물선’이라 소문이 났고 투자 사기 의혹이 번지는 중이다. 이처럼 ‘황금’은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게 만든다. 16세기,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을 바다 건너게 한 원동력도 다름 아닌 신대륙에 묻혀있는 황금이었다. 황금 집에 살며 ‘태양의 아들’을 자처하는 부족 왕이 온몸에 황금을 두르고, 제사 때면 각종 황금 물품을 호수에 던져 제물로 바친다는 ‘엘도라도’의 전설이 퍼졌다. 사람들은 아마존강을 지나 안데스 산맥을 넘어 잃어버린 황금문명을 찾아나섰다. 지금의 콜롬비아에 해당하는 그 곳의 지명도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름에서 따 왔다.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의 유물 등 322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막을 올렸다.

전시장 첫 작품에 해당하는 ‘3면 영상’이 엘도라도의 전설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무이스카의 족장이 과타비타 호수에서 온몸에 황금을 바르고 호수 가운데로 황금과 에메랄드를 던지며 제사를 지낸 이야기다. 호수 바닥에 황금 제물이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1898년 과타비타 호수 물을 모두 빼내는 야단법석까지 벌였다. 황금장신구 몇 개만 찾았을 뿐이지만. 이후 1969년 황금으로 제작된 ‘무이스카 뗏목’이 발견되고 그 안에 새겨진 그림과 글을 통해 엘도라도의 진짜 사연이 밝혀졌지만 뗏목은 유럽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화재로 사라졌다.

온몸을 황금으로 치장한 제사장의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번쩍이는 황금으로 만든 동물 모양 가면을 쓰고 악령을 물리치고 병을 치료하고 날씨를 관장했다. 전시장 조도가 낮음에도 곳곳이 황금 유물로 번쩍인다. 마치 어둠 속에서 혼자 보물상자를 열어보는 기분이 나게끔 기둥형 가벽을 설치해 유물을 선보이는 것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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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은 인간이 신(神)의 힘을 갖게 하는 변신의 수단이었고 신에게 바칠 영혼의 도구였다. 샤먼을 겸한 족장은 코카인 잎과 석회 가루로 무아지경에 빠져 악기를 흔들고 춤추며 접신했다. 그 때 사용된 각양각색의 봉헌용 황금인형과 장신구를 만날 수 있다. 작은 성기를 노출한 남자 등 사람 모양을 본 딴 악기와 장식도 눈길을 끈다. 또한 콜롬비아 원주민들은 자신들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했기에 황금으로 만든 새,재규어,도마뱀 등 동물 장식의 생활용품이 많았다. 뱀,도마뱀 모양의 항아리 등은 만화 주인공처럼 친근하다. 이들 조각상은 신라인들이 오밀조밀 만들어 쓴 토우(土偶)를 연상하게 하고 금관과 금제장신구가 대거 출토된 신라의 황금문화까지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9년 잉카, 2012년 마야에 이어 6년 만에 열린 중남미 문명 특별전이다. 10월28일까지. 성인 9,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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