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덕 대표 |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에 본사를 둔 태광은 산업용 관이음쇠 9만여 종류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1965년 창업한 태광은 벌써 창립 53돌을 맞은 장수 기업이기도 하다. 가정용 수도관을 제외하고 산업용 파이프관에는 태광 이음쇠가 사용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이렇다 보니 태광은 세계 산업용 관이음쇠 시장에서 단연 1위 기업이다.
그런 태광에 최근 '경사'가 또 있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연결 사업에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유럽 규격으로 승인받아 제품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태광은 남한~북한~러시아를 잇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연결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아 이 사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 또한 기대하고 있다.
윤성덕 태광 대표는 "지난 4월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국영회사인 가스프롬과 비공개 실무 접촉을 한 결과 북한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 사업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남·북·러 합의로 PNG를 도입하게 되면 총 3000㎞ 정도 가스관이 연결되며 이는 5조원 수준의 투자 규모"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태광은 이미 러시아~독일 가스관 연결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러시아 PNG 연결 사업이 성사되면 태광 제품 공급은 거의 확실시된다"고 덧붙였다.
초고압 산업용 피팅이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태광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약 65%를 수출할 만큼 태광 제품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출 지역은 45개국이며, 거래처는 해외 191곳, 국내 88곳으로 해외가 국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윤 대표는 "2007년 이후 동종 업계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석유에 이어 가스·전력 등 에너지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선박과 플랜트산업이 다양화하면서 태광 제품 수요가 앞으로 더 많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94년 코스닥에 상장한 태광은 1998년 조세의 날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0년 부산시에서 산업평화상 대상을 받고 2006년 부산시 전략산업 선도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부산의 대표적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또 2008년 지식경제부에서 세계 일류상품기업으로 인증받았고 2009년에는 대한민국 코스닥 대상을 받았다.
창립자인 윤종규 회장에 이어 회사 경영을 맡은 윤 대표는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뒤 1980년부터 줄곧 '태광맨'으로 근무하고 있다. 윤 대표는 2003년 대표 취임 이전 300억원대에 불과한 회사 매출을 5년 만에 10배 정도 성장시키는 등 회사를 크게 키웠다. 윤 대표가 취임하기 전에는 제품 대부분이 국내에 공급됐지만 윤 대표는 해외 고객을 적극 발굴해 10% 정도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을 60% 이상 늘리는 등 고객을 다변화했다.
태광은 일자리 창출과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태광 직원은 정규직만 379명이며, 협력회사 60여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700여 명에 달한다. 태광은 2002년 고(故) 윤종규 회장을 대표로 매천장학회를 만들어 지난해 강서구 지역 중고생과 대학생 105명에게 장학금 총 1억38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소년소녀 가장과 불우 학생 1233명에게 16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전달했다. 윤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3000억원을 재달성하고 세계 1위지만 점유율을 더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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