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스테레오바이널즈'를 운영하는 어바웃블랭크앤코(대표 김기환)는 최근 중국인 고객에게 문의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티몰에서 구매한 이 회사 제품의 진품 여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이 상품을 판매한 항저우기목복식유한공사는 티몰에서 한국 패션 전문몰로 유명한 투티몰을 운영하고, 한국 에이전트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 중국 딜러였다. 그러나 이 회사가 5개 정도 소량 주문했던 티셔츠가 무려 577개 재고가 있는 것으로 티몰에서 확인된 것. 실제 이 제품을 본사가 주문해 배송받아보니 진품과 달리 그래픽과 바느질 상태 등에서 격차가 컸고, 본품에 붙는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도 없었다. 중국 딜러에 항의하자 곧장 합의를 제안했다. 실제 투티몰에서 판매하는 한국 제품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앤더슨벨'은 피해 확인 후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했고, '오아이오아이'도 유사 사례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
알리바바가 자사 몰에서 유명 브랜드 운동화 등 가짜 상품(가품)을 판매하는 셀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대대적인 정품 캠페인을 벌였지만 여전히 위조된 한국 상품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특히 한국 전문몰을 표방한 딜러가 교묘한 방식으로 위조품을 조직적으로 유통하는 신종 수법이 발견돼 한국 기업들에 대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위조품을 동일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피해를 입은 어바웃블랭크앤코 측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분쟁대응실 협조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그룹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티몰, 1688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자사 브랜드 위조품을 이미지 도용으로 신고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티몰에서 확인한 위조 의심품 판매에 대해 알리바바 측에도 문제제기를 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당국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한국 기업 위조 상품 판매 게시물만 2만302개 적발해 삭제했다. 올 상반기에도 우리 기업에 대한 위조 상품 6300여 건이 적발돼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까지 대규모로 추가 적발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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