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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가 처음으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 제품 추천 대상에 올랐다. 국내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첨단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전문가들은 3D프린팅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라며 성급한 규제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 지난달 중기중앙회에 3D프린터를 중기 간 경쟁 제품으로 지정 신청했다.
3D프린터에 대해 중기 간 경쟁 제품 지정 신청 요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한국사무기기산업협회, 신도리코, 외국 제조사 등 89개 업체가 반대 의견을 표하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중기 간 경쟁 제품 지정 제도는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 가운데 판로 지원이 필요한 제품에 대해 정부가 대기업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다. 지정·재지정 결정은 3년 동안 지속된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공청회를 열고 2019~2021년 3년 동안 공공조달 시장에 적용할 중기 간 경쟁 제품 지정 추천 적정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은 통상 쓰이는 적층융합제조방식(FDM)부터 금속분말을 활용하는 산업용 PBF 방식까지 모든 방식의 3D프린터를 중기 간 경쟁 제품으로 신청했다. 3D프린팅 업체 가운데 80%가 넘는 중소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자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3D프린터 시장을 외산이나 일부 기업이 독과점하는 현상을 타개하려는 취지”라면서 “국내 시장을 외산이 장악하는 상황에서 공공시장에서라도 중소기업끼리 경쟁하게 하면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3D프린터 시장은 성장세지만 외국 제조사에 편중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D프린팅 시장 규모는 3469억원으로 2016년 2971억원보다 16.8% 성장했다. 그러나 국산과 외산 비율은 27대 73으로 격차가 크다. 산업 구조도 영세 중소기업 비율이 높다. 지난해 국내 3D프린팅 기업 302곳 중 249곳(82.5%)이 연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이다. 교육용 3D프린팅 시장 위주로 성장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인 신도리코가 다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사무기기산업협회, 신도리코, 외국 제조사를 포함한 89개 업체는 3D프린터를 중기 간 경쟁 제품으로 지정하면 국내 3D프린팅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활용하는 FDM 외에 산업용 3D프린터 기술을 활용하는 제품까지 공공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을 막고 외국 기업 주도 시장을 만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글로벌 3D프린터 업체 스트라타시스 관계자는 “현재 조달청을 통해 진행하는 3D프린터 입찰은 교육용, 연구목적용, 중소기업 지원용으로 나뉜다”면서 “교육용은 핵심 특허가 해제돼 이미 국내 중소업체가 국내 시장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에 연구목적용은 국내 제조사 생산 기술로 (시장 진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막 신산업으로 커 나가는 3D프린팅 산업을 규제하면 역효과가 생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보호에 매몰돼 전 세계로부터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3D프린팅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과도하게 지정하면서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 등 세계적으로 급성장한 분야에서 국내 기술이 뒤처지는 사례도 있었다.
3D프린팅 업계 관계자는 “과거 LED와 센서가 중기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국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 경험이 있다”면서 “국내 3D프린팅 산업 경쟁력을 글로벌 차원에서 바라보는 관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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