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10명 중 9명은 '패스'…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엄격해지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정현수 기자] [취업가능한 '협회'의 범위 엄격하게 적용…공직사회 볼멘소리도 나와]

머니투데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2일 올해 7월 기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총 62건의 취업심사 중 '취업가능' 결정을 받은 건 57건이다. '취업제한'과 '취업불승인'은 각각 2건, 3건으로 나왔다.

외교부의 고위공무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담당고문으로 취업하려다 취업제한에 걸렸다. 취업제한은 퇴직 전 5년 동안 담당했던 업무와 취업예정 업체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된 경우 적용한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 같은 심사결과를 매달 공개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심사한 퇴직공직자의 취업심사는 총 541건이다. 이 중 취업가능 결과를 통보 받은 퇴직공직자는 497명(91.8%)이다.

반면 취업제한 28명(5.1%), 취업불승인 15명(2.7%), 보류 1명 등 44명은 취업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퇴직공직자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 비율로 취업심사에서 탈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 간 실태도 다르지 않다. 참여연대가 최근 발표한 '2014~2017년 정부 고위공직자 퇴직 후 취업제한 제도 운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1465명 중 1340명(93.1%)이 취업가능 결정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퇴직 후 취업심사에서 업무관련성과 퇴직 전 소속기관에 대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와 달리 퇴직공직자들의 불만은 크다. 기수 문화가 강한 공직사회에선 승진에 제한이 있다. '인생 2막'을 찾아 50대 초중반에 퇴직하더라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 간 담당했던 업무와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있는 취업제한 기관에 퇴직 후 3년간 취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퇴직 전 근무했던 기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취업제한 기관은 연간 외형거래액이 100억원 이상인 사기업체와 법무·회계법인 등이다. 정부가 올해 고시한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대상 영리 사기업체만 1만5202개에 이른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취업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하면 취업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시민단체 등은 통과율이 높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공직사회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법제처가 퇴직공직자들의 취업제한 대상을 확대 해석하자 볼멘소리도 나온다. 법제처는 퇴직공직자가 협회에 취업할 때 퇴직 전 업무가 협회의 고유업무과 관련 없더라도 협회 회원사와 연관돼 있으면 취업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부부처의 과장급 관계자는 "자칫 퇴직공직자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협회에 취업해 있는데 퇴직 전 업무와 관련돼 있던 민간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한다면 그 취업자가 협회를 그만둬야 하는지, 아니면 해당 민간기업의 협회 가입을 보류해야 하는지 문제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