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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 수준인 가운데,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석탄화력발전 의존도도 여전히 커 국제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5일 영국에너지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최근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억7,970만톤을 기록했다. 전년(6억6,520만톤)보다 2.2% 늘어난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집계된 26개 나라 가운데 미국(50억8,770만톤)ㆍ일본(11억7,660만톤)ㆍ독일(7억6,380만톤)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0년 6억톤을 처음 돌파한 뒤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10년 전인 2007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4.6%나 급증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50.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전체 배출량이 8.7% 감소한 것과 정반대 결과다.
앞으로도 크게 나아진 상황을 기대하기 힘들다.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석탄화력발전이 최대 발전원이라는 지위가 좀처럼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7년 발전량 비중 1위(45.4%)인 석탄화력발전은 2030년에도 최대 점유율(40.5%)을 유지할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빠르게 늘면서 ‘폭염의 일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린 미국 하와이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2100년에는 인류의 75%(현재 약 30%)가 연간 20일 이상의 폭염에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2002년 폭염으로 유럽에서 약 7만명이 사망했다”며 “2001년 발생한 9ㆍ11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2100년 산호가 하얗게 변하면서 죽어가는 백화현상으로 어업 피해액만 연간 최대 690억 달러(약 77조8,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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