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전남 목포시 옥암동 한 대형마트 주변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차량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문제는 이 차량이 불과 사흘 전 이뤄진 BMW 서비스센터의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이었다는 것이다. BMW는 국토교통부에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센터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 안전진단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화재 원인이 BMW측이 밝힌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가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BMW는 엔진에 장착된 EGR 결함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흡기다기관에 유입돼 구멍을 발생시키고 위에 장착된 엔진 커버 등에 발화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오후 2시 15분 전남 목포시 옥암동 하이마트 앞 도로에서 불이 난 BMW 520d 승용차.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BMW는 리콜 조치가 내려진 10만6000여대에 대해 디젤 엔진의 EGR을 교체하기로 한 상태다. BMW는 10만여 대에 대해 한꺼번에 조치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정비가 급한 차량부터 먼저 부품을 교체하기로 하고 긴급 안전진단을 벌여왔다.
BMW의 긴급 안전진단은 엔진에 대한 내시경 검사를 통해 EGR 부품에 화재 위험이 있는지 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BMW는 안전 진단 확인서가 발급된 차량이 리콜 전에 EGR 모듈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동급 신차로 교환해 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어 소프트웨어 결함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흡기다기관의 내열성 문제 등 다른 이유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의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 한국에서만 다른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BMW 측에 오는 14일까지 리콜 대상차량의 안전진단 점검을 마치고 차량 소유자들에게 대체차량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례적으로 차주들에겐 안전진단 전 리콜차량에 대한 운행자제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BMW 측으로부터 엔진 화재와 관련한 기술분석 자료를 제출받아 본격적인 사고원인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또 안전진단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검사소 등 국가 기관이 안전진단을 맡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BMW 승용차가 주행 중 불이 난 것은 올해만 30건이 넘는다.
김참 사회부장(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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