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가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하고 있다.
손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보험료 인하 경쟁으로 보험료 수익이 줄어든 데다 올해 초 한파·폭설과 최근의 폭염 등으로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특히 정비요금이 오르면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약 20%로 예상되는 정비요금 상승이 직접적 인상 요인이다.
국토교통부는 6월 보험회사와 정비업계 간 자동차 사고 정비요금 관련 법적 분쟁, 정비업체의 정비 거부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적정 정비요금(표준작업시간×시간당 공임)을 공표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정비업체 공임은 평균 2만5100원에서 2만9994원으로 19.5% 오른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금 지급액이 연간 3142억원 늘고, 2.9%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긴다.
손해보험협회는 약 600개 정비업체의 등급 검증을 이번 주 중 마친다. 이를 토대로 손보사가 8000개 정비업체들과 개별적으로 수가 계약을 맺는다.
이에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보사들이 먼저 정비요금 상승을 반영한 자동차보험료 요율 검증을 보험개발원에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올리면 다른 대형 손보사들과 나머지 중·소형 손보사들이 시차를 두고 보험료를 인상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정비요금 말고도 보험료 인상 요인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최근 손해율 악화 역시 경영을 어렵게 한다”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6%를 기록했다. 적정 손해율 77∼78%를 웃돌았다. 2분기 말 손해율 역시 80%대 중반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7월 들어 교통사고가 급증했다. 사고가 1% 증가하면 손해율은 0.7∼0.8% 상승한다. 손보협회는 7월 말 손해율이 6월 말보다 6%포인트(P)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율이 90%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삼성·현대·DB·KB 등 '빅4'에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를 더한 6개사 기준 7월 1∼26일 사고는 68만3491건 접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올해 6월 1∼26일보다도 8.5% 늘었다. 지난해 7월 1∼26일 사고는 62만7949건으로 전월 동기 대비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올해 7월의 사고 증가율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폭염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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