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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美에 600억$ 반격' 中, 베이다이허 회의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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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강기준 기자] [매년 여름 휴가 겸해 전현직 수뇌부 현안 조율…
미중 무역전쟁·한반도 비핵화 등 핵심 현안 산적 ]

머니투데이

사진=바이두 사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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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 전쟁, 한반도 비핵화 협상 등 현안이 즐비한 가운데 중국 전현직 수뇌부들이 여름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을 조율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시작된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인 천시 중앙조직부장은 전날 시진핑 총서기의 위임을 받아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중국과학원 및 중국공정원사 등에 소속된 전문가 62명을 만나 격려를 겸한 좌담회를 가졌다. 후춘화 정치국원 겸 부총리도 이날 좌담회에 함께 했다.

시작과 끝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현직 지도부 인사가 현지에서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이 통상 개막의 신호로 간주돼 왔다. 중국 고위 인사들도 대거 베이다이허에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CC)TV는 매일 저녁 메인뉴스 프로그램 신원롄보를 통해 주요 지도자들의 동향을 보도하다가 지난 2일부터 지도부 인사의 동정을 전하지 않거나 보도가 줄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서도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에 대한 동정 보도가 사라졌다.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께 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논의 내용은 완전 비공개다. 관례적인 보도나 사후 변화 등을 토대로 추정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 현안들에 대한 내밀한 조율의 장이 돼 왔다는 점에서 매년 큰 관심을 끈다.

올해는 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 전쟁,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금융 리스크 관리 등 현안들이 산적한 상태다. 특히 미국과의 대결 양상은 집권 1기 부정부패 척결, 당장 및 당헌 개정 등을 통해 절대 권력을 구축해왔던 시진핑 국가 주석의 리더십에도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은 강대강 대결로 치닫고 있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지난 3일 600여 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미국산 제품 5207개 품목을 공개하고, 5~25%의 차등적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 홈페이지에 공표된 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타이어 등 2493개 품목에는 25%의 관세를, 껌, 초콜릿, 연필 등 1078개 품목에 20%, 냉동 옥수수 등 974개 품목에는 10%, 이밖에 책 등 662개 품목에 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중국을 상대로 기존에 예고했던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수입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안을 고려해 달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요청한데 이은 맞대응이다. 미중 양국은 이미 34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주고 받았고, 160억 달러 추가 관세 부과도 임박해 있다.

베이다이허 회의의 개막을 알리는 전문가 좌담회에 시 주석의 측근인 왕후닝 사상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이 좌담회에는 류윈산 당시 사상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주재하고 마카이 전 인사 담당 부총리나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이 배석해왔기 때문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왕 상무위원의 개인 활동에 대해 지난 6월26일 이후 한달 이상 보도하지 않고 있다. 홍콩 매체들은 그가 대외선전 및 개인숭배 문제로 당 내부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하고 물러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시진핑 절력권력 구축의 최대 공신 중 한명으로 평가받던 왕 상무위원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중국의 과도한 우월주의적 대외선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시진핑 개인숭배를 부추겨 당 원로들과 일반인의 반감을 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일부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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