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2일 용산 노보텔 엠버서더에서 니카이 간사장을 비롯한 일본 국회의원 40여명, 자민당 관계자 등 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양국 산업협력 방안'을 주제로 조찬간담회를 개최, 행사에 앞서 주요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니카이 간사장 측이 한국 경제계와의 교류행사를 요청해 성사되었다. 왼쪽부터 하야시 의원,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니카이 간사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가와무라 의원/사진제공=전경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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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들어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체 여론에 몸을 바싹 낮추고 근근이 연명해왔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로 반전에 성공해 적극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삼성증권이 전경련회관에 입주한 것을 계기로 발등의 불이었던 임대료 수입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최근 매달 굵직한 행보를 보이며 다양한 경제·산업 어젠다에 대해 의견을 내는 등 '정경유착의 창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전경련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를 초청해 한국의 고질병이라 불리는 '양극화 해소 방안'을 모색했다. 또 7년 전엔 정면으로 비판했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불러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혁신성장'도 논의했다.
전경련은 앞서 장 교수가 2011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출간하자 전경련은 "그는 정부 주도의 암묵적인 계획경제를 지지하지만, 이는 성장을 저해하고 분배의 효율성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경련이 갑자기 '양극화 이슈' 등을 끄집어내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 전경련을 찾아 기업들의 협조를 구한 게 계기가 됐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전경련 안팎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안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초대위원장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민간 차원의 남북 경제협력은 사업 특성상 정부와 발을 맞출 수밖에 없는 만큼 전경련이 정부와 어느 정도 사전 소통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경련은 아울러 민간 경제 외교에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생존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달 초 일본 여당인 자민당에서 아베 신조 총리 다음 서열로 평가되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 일본 국회의원 40여 명을 한꺼번에 초청한 게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여의도 한복판에 있는 전경련회관의 공실 대란 탓에 생존을 위협 받아왔던 전경련은 기업들의 입주로 일단 한숨을 놓게 됐다. 삼성증권 일부 부서는 지난달 2개층을 임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의 존재감 확대와 달리 시민단체들의 전경련 해체 요구는 여전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재계 대표주자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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