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가 조회장 일가의 갑질행태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였던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대한항공 직원연대 노동조합 지부장이 됐다. 직원연대노조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이후 한진그룹 총수 일가 퇴진 등을 주장하며 조직된 단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송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박 사무장이 93.05%의 찬성률로 초대지부장으로 선출됐다고 5일 밝혔다. 부지부장으로는 유은정 승무원과 송민섭 정비사가 당선됐다.
직원연대노조는 ‘물컵갑질’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익명 채팅방 중심으로 모였던 대한항공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노조다. 직원연대는 총수일가의 갑질논란이 불거진 후 ‘총수 퇴진’ 집회활동 등을 주도했었다. 지난달 5일부터 조합원을 모집해오고 있다.
직원연대노조가 설립되면서 대한항공의 노조는 4개로 늘었다. 대한항공은 직원연대노조 외에 일반직원 중심의 일반노조(한국노총)와 조종사들로 구성된 조종사노조(민주노총), 새조종사노조가 활동 중이다. 조합원이 1만명이 넘는 일반노조가 가장 크다.
박 사무장은 지부장에 출마하면서 "일반노조원으로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며 "조씨일가(한진그룹 총수일가)와 그 부역자들에 대항해 나가는 노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 사무장은 지난 5월 일반노조로부터 명예실추 등을 이유로 제명당한 바 있다.
박 사무장이 지부장으로 당선되며 노조 구심점을 잡은 직원연대노조이지만 향후 회사 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 내의 총수일가 퇴진 요구도 힘이 빠지고 있다.
직원연대노조는 조합원 가입자 수를 500명 단위로 공개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아직 관련 공지가 없다. 지부장 투표결과 발표에서도 찬성자 인원 등을 밝히지 않고 찬성률만 공개했다. 이에 회사 직원 중 일부는 투명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총수일과의 갑질과 비위로 업계에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진에어의 면허취소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우선은 진에어의 면허취소를 막아야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노조 출범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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